지난 17일 경북 봉화군 봉화읍 내성4리 경로당에서 경북경찰 과학수사대가 현장감식을 하고 있다. 뉴스1
경북 봉화군에서 발생한 살충제 음독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일부 마을 주민을 대상으로 유전자(DNA) 검사를 했다.
23일 경북경찰청 수사전담팀에 따르면 경찰은 전날 살충제 음독으로 쓰러진 할머니들을 제외한 일부 마을 할머니들을 상대로 DNA 검사를 진행했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 당일 식당과 경로당 등 현장에 있던 마을 주민들을 중심으로 DNA 검사를 했다”며 “구체적인 대상과 인원은 확인해 줄 수 없지만 이번 검사는 수사방식의 일부”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사건 당사자들의 진술이 하나둘 확보됨에 따라 유의미한 증거 자료도 수집했다고 밝혔다. 다만 용의자가 특정되지 않아 현재로선 진술을 뒷받침할 증거 확보 등 추가 수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앞서 지난 15일 초복 당시 경북 봉화군 봉화읍 내성4리 한 식당에서 오리고기를 먹은 후 경로당으로 이동해 커피를 마신 60~80대 여성 5명이 심정지, 의식불명 등 중태에 빠졌다. 피해자들의 위세척액에서는 에토펜프록스와 터부포스 등 2가지 살충제 성분이 검출됐다. 경찰은 경로당 감식을 통해 이들이 커피를 마실 때 사용한 컵에서 살충제 성분을 확인했다.
살충제 음독으로 쓰러진 할머니 5명 중 3명의 상태가 현재 호전돼 경찰 수사가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경찰에 따르면 안동병원 응급중환자실에서 치료받던 피해 주민 2명은 일반병실로 옮겨질 만큼 회복됐다. 두 사람은 대화를 나눌 수 있을 정도로 상태가 호전됐다.
경찰 관계자는 “일반병실로 옮겨진 피해 주민들을 상대로 정확한 경위 등을 살필 계획”이라며 “이들의 건강 상태가 완벽하진 않기 때문에 가족과 조율 후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