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드림 플레이어즈 게임에서 3안타 2볼넷으로 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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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아들’ 이종범(53)이 여전히 녹슬지 않은 기량으로 남다른 ‘클래스’를 보여줬다.
김인식 감독이 이끈 한국 레전드 대표팀은 22일 일본 홋카이도 기타히로시마 에스콘필드 홋카이도에서 열린 일본 레전드 팀과의 친선경기 ‘한일 드림 플레이어즈 게임’에서 6-10으로 패했다.
경기는 내줬지만 한국의 1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3안타 2볼넷을 얻어낸 이종범의 활약은 빛났다.
2011시즌을 마지막으로 방망이를 내려놨지만 13년 만에 다시 선 타석에서 자신이 왜 ‘레전드 타자’로 불리는지를 확인시켜줬다.
경기 후 이종범은 “은퇴하고 13년 만에 나선 경기다. 어제 훈련을 하고 몸이 따르지 않는다는 걸 느꼈다”면서도 “막상 경기에 들어가니 긴장한 게 주효했다”고 활약 비결을 공개했다.
이어 “즐거웠다. 이전에는 한·일전에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었지만, 오늘은 좋은 친구들과 동네야구하는 기분으로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이날 중견수로 선발 출전했던 이종범은 2루수로 자리를 옮기며 수비에서도 맹활약했다. 6회 상대의 안타성 타구를 다이빙 캐치로 잘 잡아내고도 ‘패대기’ 송구로 실책을 저지르며 땀을 흘리기도 했다.
한·일전은 압박감이 남다른 경기다. 이종범도 경기를 앞두고 “어렸을 때부터 일본과의 승부는 목숨처럼 생각하면서 했다. 일본은 강적이었고, 그 강적 물리치기 위해서 팀워크로서 경기를 했던 어린 시절이 생각난다”고 돌아봤다.
하지만 현역에서 물러나, 오랜만에 다시 만난 상대 선수들은 오랜 친구 같은 느낌이 더 컸다. 이종범도 “지금은 은퇴를 해서 다들 배도 나오고 머리도 벗겨지고 그런 모습도 있다 보니, 그런 점들도 즐거움으로 다가올 수 있을 것 같다”며 여유를 보였다.
승리를 가져오진 못했지만 잊지 못할 기억의 한 페이지를 남겼다.
이종범은 “졌지만 즐거운 추억이다. 일본에서 뛸 때 알고 지낸 일본 후배 선수들을 만나 즐거웠다”고 말했다. 이날 6회 결승 역전 스리런을 친 이토이 요시오를 향해 “축하한다”는 인사도 건넸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