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어떤 행정부가 들어앉아도 양당 간 엎치락뒤치락으로 난잡스러운 정치풍토는 어디 갈 데 없으며, 따라서 우리는 그에 개의치 않는다.”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이 23일 ‘조미대결의 초침이 멎는가는 미국의 행동 여하에 달려 있다’는 논평을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매체는 또 “트럼프가 수락연설에서 우리를 두고 ‘나는 그들과 잘 지냈다’, ‘많은 핵무기나 다른 것을 가진 누군가와 잘 지내는 것은 좋은 일이다’ 등 발언을 했다”며 “조미(북미)관계 전망에 대한 미련을 부풀리고 있다”고 비꼬았다.
매체는 또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있을 때 수뇌들 사이의 개인적 친분 관계를 내세우면서 국가 간 관계들에도 반영하려고 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실질적인 긍정적 변화는 가져오지 못하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은 공이고 사는 사라고 국가의 대외정책과 개인적 감정은 엄연히 갈라보아야 한다”고 했다.
성과를 내지 못한 2019년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등을 떠올리며 당시 ‘노딜’에 대한 책임이 미국에 있다고 지적한 것. 또 미국 백악관의 주인이 바뀌어도 당장 협상이 쉽진 않을 거라고 사실상 위협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노력은 인정한다는 의미로도 해석돼 트럼프 2기 행정부에 대한 기대감을 일부 드러내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매체는 또 “(미국은) 국가 간 조약이나 합의도 순간에 서슴없이 뒤집는 정치후진국”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약속을 이행하지 않는 신의 없는 나라”고도 했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