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후 3시쯤 비 내리는 목동교 아래 안양천변 2024.7.22 (서울 양천경찰서 목동1지구대 제공)
“조금 있으면 그치겠지”
지난 22일 오후 3시쯤 비 내리는 서울 양천구 목동교 아래 안양천변의 한 게이트볼장. 60~70대 어르신 20여 명이 모여 게이트볼 삼매경에 빠져있었다.
그러나 그 시각 양천구에는 시간당 23㎜의 장대비가 쏟아지고 있었다. 오전부터 쉼 없이 내린 비로 안양천은 평소보다 불어나 있었다.
하루에도 여러 차례 ‘도깨비 장마’라 불리는 돌발성 호우가 내리는 상황이었다. 갑자기 강수량이 많아지면 불어난 안양천에서 흘러넘친 물이 게이트볼장을 덮칠 수 있는 위험천만한 순간이었다. 정 순경은 즉시 어르신들을 대피시켜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빗속에서 한창 게이트볼을 즐기는 어르신들에게 다가가 ‘위험하니 이동해달라’고 설득하기는 쉽지 않았다. 일부 어르신은 “비도 많이 안 오는데 왜 유난이냐”며 인상을 찌푸렸다.
그럼에도 정 순경은 미소를 잃지 않았다. 예의를 갖춰 한 분 한 분 설득했다. 그 결과 10여분 만에 게이트볼장 밖으로 전원 무사히 대피시킬 수 있었다.
정 순경은 23일 <뉴스1>과 통화에서 “다행히 어르신분들께서 저희 말씀을 잘 따라주셨다”며 “어르신들 협조 덕분에 저희도 안전하게 통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