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시 세액공제 확대 영향 5조대 전망치서 9조대로 늘어 6년만에 2조대 설비투자도 “연말 일몰 K칩스법 연장해야”
지난해 국산 자동차 기업들의 연간 국내 투자 규모가 9조 원을 넘어섰다. 애초 기업들이 예상한 투자금액(5조7151억 원)을 크게 웃돌았다. 지난해 4월 자율주행차, 전기차 등 ‘미래차(미래형 이동수단)’가 국가전략기술로 지정되면서 투자 시 세액 공제 혜택이 커진 게 기업 투자 확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자동차업계는 미래차 투자 확대 기조를 유지하기 위해 올해 말 일몰 예정인 ‘K칩스법(조세특례제한법)’ 연장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 지난해 자동차 기업 투자 크게 증가
국내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세제 지원이 미래차 준비를 위한 투자 확대를 계획하는 데 있어 촉매제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자동차기업들은 올해 8조3266억 원을 투자할 계획인데 최근 5년간(2019∼2023년)의 평균 투자액(7조7892억)보다 더 많다.
● “中 전기차에 뒤처지지 않으려면 세제 혜택 유지해야”
하지만 미래차 분야는 논의에서 제외되고 있다. 이미 정부가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주고 있어 ‘이중 지원’이 될 수 있다는 정계 인식이 반영된 것이란 의견도 있다. 자동차업계는 “세계 각국은 미래차 전환을 위해 다양한 세제 지원을 내세우며 투자 유치에 나서고 있는데, 한국이 미래차 분야 세제 혜택을 줄이면 중국산 전기차 등과의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세제 혜택이 사라지면 국내 기업들이 생산 거점을 해외로 옮길 것이란 전망도 있다. 조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금은 전기차를 본격적으로 생산하기 위해 내연기관 생산시설들을 재정비해야 하는 시점”이라며 “국내 투자에 대한 이점이 없으면 재투자를 고민하는 기업들이 해외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한종호 기자 hj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