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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에피스, ‘연간 수억’ 희귀 치료제 美 FDA 허가… “바이오시밀러 긍정 효과 기대”

입력 | 2024-07-23 23:09:00

연간 약값 8억 ‘솔리리스’ 바이오시밀러 품목허가
유럽·국내 이어 ‘에피스클리’ 미국 상륙 초읽기
환자 치료 부담 완화·오리지널 약값 인하 유도
에피스, 미국 품목허가 시밀러 8종 라인업 완성




삼성바이오에피스 본사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개발한 난치성 희소혈액질환 치료제가 미국에서 허가를 받았다. 매년 약값만 약 8억 원(미국 기준)에 달하는 초고가 의약품인 솔리리스(SOLIRIS) 바이오시밀러로 환자 부담을 덜어 치료 접근성 제고에 기여할 전망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솔리리스 바이오시밀러 ‘에피스클리(EPYSQLI, 성분명 에쿨리주맙)’에 대한 품목허가를 획득했다고 23일 밝혔다. 솔리리스 주요 적응증인 발작성 야간혈색소뇨증(PNH)과 비정형 용혈성 요독 증후군(aHUS) 등에 대한 치료제로 승인받았다.

PNH는 혈관 내 적혈구가 파괴되면서 혈전이 생기고, 야간에 용혈 현상이 생겨 혈색 소변을 보이는 증상을 동반하는 희귀질환이다. 급성신부전과 감염·출혈 등의 합병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HUS는 혈관 내에 혈전이 만들어지면서 혈액 흐름을 방해하고 적혈구가 파괴돼 용혈(적혈구가 파괴되면서 세포질이 혈장 등 주변 물질과 섞이는 현상)성 빈혈이 발생하는 병으로 뇌졸중과 심장마비, 신부전 등의 합병증을 유발한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에피스클리 제품 이미지

특히 PNH의 경우 골수이식이 유일한 치료법으로 에쿨리주맙은 증상 악화를 막는 역할을 한다. 때문에 지속적인 투약이 필요하다. 하지만 약값이 만만찮다. 오리지널 의약품인 솔리리스는 대표적인 초고가 희귀질환 치료제로 꼽힌다. 미국에서 PNH나 aHUS 치료를 위한 연평균 투약금액이 약 60만 달러(약 8억3000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도매가격은 바이알(병) 당 6523달러(약 904만 원) 수준이다. 국내의 경우 솔리리스가 바이알 당 약 513만 원에 판매돼 연간 약 4억 원이 들었고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지난 4월 250만 원대에 에피스클리를 내놓으면서 연간 투약금액이 2억 원 수준으로 줄었다. 현재는 바이오시밀러 출시에 따라 오리지널 의약품도 가격을 360만 원대로 낮춘 것으로 전해졌다.

여전히 억 단위 고가 치료제로 볼 수 있지만 이전보다 환자 부담을 크게 완화하면서 경쟁에 의해 오리지널 의약품 가격 인하를 유도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국내와 미국에 앞서 에피스클리가 먼저 출시(작년 7월)된 유럽 시장에서는 바이오시밀러 효과에 따른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독일과 이탈리아에서 솔리리스 바이오시밀러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했고 프랑스 최대 구매조합(UniHA)과 네덜란드 주정부 입찰에서 수주 실적을 거두면서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국내 및 유럽과 마찬가지로 주요 시장인 미국에서도 현지 상황에 맞춰 의료 현장 미충족 수요(unmet needs)를 해소하면서 적정 가격 전략에 의한 수익 극대화를 병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허가로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미국 시장에서 총 8개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승인받았다.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부터 항암제와 안과질환 치료제에 이어 혈액·신장질환 치료제까지 시장 영역도 확대했다.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은 “미국에서도 희귀질환 치료제를 승인받아 글로벌 수준 연구·개발 역량을 인정받았다”며 “에피스클리는 바이오시밀러의 사회적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제품으로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서도 가치를 실현시킬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 2019년 7월부터 2021년 10월까지 PNH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3상을 통해 에피스클리와 오리지널 의약품 비교 연구를 수행했다. 연구 결과를 유관 학술대회에서 발표해 안전성과 동등성 등을 입증했다.

김민범 동아닷컴 기자 mb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