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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가 집집마다 돌며 투석-복약지도 등 건강 관리

입력 | 2024-07-24 03:00:00

[집에서 죽을 수 있는 사회로]
2018년부터 ‘집에서 더 오래’ 시행
“병원 대신 집에서 건강하게 살도록”
옷갈아입기-샤워 등 생활도 지원





네덜란드는 2018년 지방자치단체, 의료계, 보험사 등과 함께 ‘집에서 더 오래(Langer Thuis·Longer Home)’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노인들이 가능한 한 오랫동안 독립적으로 살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게 프로그램의 목표인데 핵심은 지역 간호사가 집에 머무는 노인들의 건강을 관리하는 것이다.

이 프로그램에서 간호사의 역할은 ‘노인들이 병원에 입원하는 대신 집에서 건강을 유지할 수 있도록 꾸준한 건강관리를 돕는 것’이다. 만성질환을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유지하도록 해 장애로 이어지는 걸 막는 것부터 스스로 이동 가능한 신체 능력을 유지하도록 하는 것까지 포함된다.

간호사의 방문 간호 서비스를 받으려면 먼저 돌봄평가기관(CIZ)에서 해당 서비스가 필요하다는 판정을 받아야 한다. CIZ의 판정에 따라 케어팜과 방문 간호 서비스를 동시에 이용할 수도 있다.

판정을 받으면 방문 간호 업체를 택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네덜란드에는 방문 간호 서비스에 특화된 회사가 여럿 있는데 가장 큰 ‘뷔르트조르흐’의 경우 네덜란드 전역 850개 이상의 지역에서 1만 명 이상의 간호사를 고용할 정도로 규모가 크다.

이 업체는 10∼12명의 간호사로 구성된 팀이 인근 지역 노인 50∼60명의 건강을 관리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처음 서비스를 신청한 경우 간호사들이 노인들을 만나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 노인이 스스로 어디까지 하고 싶은지 등을 먼저 조사한다. 이후 상처 치료, 투석 같은 의료 행위부터 건강관리 노하우 전달이나 복약 지도 등 일상 속에서 건강과 관련된 전반적인 지원을 한다.

올 5월 29일 암스테르담 사무실에서 만난 뷔르트조르흐의 요스 더 티손 대표는 “간호사들은 옷을 갈아입거나 샤워를 하는 것 같은 일상생활은 물론이고 가족이나 이웃 등 담당 노인의 사회적 관계를 파악해 문제 상황이 생겼을 경우 즉각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는 것까지 다양한 역할을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방문 간호 서비스가 건강보험 재정에도 도움을 준다고 지적한다. 에리크 스훗 에라스뮈스대 교수는 “골절 환자가 불필요하게 길게 병원에 입원하지 않고 자택에서 치료를 받으려면 간호사가 필수적”이라며 “간호사의 적절한 케어가 있어야 자택에서 건강관리를 하는 습관을 정착시키고 건강보험 등 국가적으로도 의료비 지출을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암스테르담=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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