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사들, 미정산에 상품 거둬들여 기존 구매자들 휴가철 불안 커져
서울 강남구 티켓몬스터 본사의 모습. 2024.7.23/뉴스1
싱가포르에 기반을 둔 전자상거래 업체 큐텐 계열사인 티몬·위메프의 판매자 정산 지연 사태가 이어지면서 판매자뿐 아니라 소비자들의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특히 휴가철을 앞둔 시기에 여행사들이 해당 플랫폼을 통한 상품 판매를 중단하면서 기존에 상품을 구매했던 소비자들의 예약이 취소되는 등 소비자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티몬과 위메프를 통해 숙소, 항공권 등을 예약한 소비자들이 여행사로부터 일방적인 예약 취소를 겪고 있다. 아직 정산받지 못했거나 정산 이슈를 우려하는 판매자들이 상품 판매를 중단하거나 이미 판매한 상품을 거둬들이고 있어서다.
각종 여행 커뮤니티 등에서는 피해를 호소하는 글이 줄을 잇고 있다. “4월 초에 티몬을 통해 나트랑 에어텔을 예약하고 이번주 토요일 출발 예정인데 오늘 오전에 티몬 정산 미납으로 취소된다고 여행사에서 연락을 받았다” “당장 이번주 여행인데 렌터카 이용이 불가하다는 문자를 받았다”는 내용의 글이 다수 올라와 있다.
티몬과 위메프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판매자 이탈과 고객들의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정산 대금을 안전하게 보호하고 빠르게 지급하는 새로운 정산 시스템을 8월 중 도입한다”고 밝혔지만 판매자 개별 공지를 통해 약속된 정산 일정을 맞추지 못하는 일이 이어지면서 판매자들의 불안은 커지는 상황이다.
유통업계에서는 정산금 지연 사태가 큐텐의 자금난에서 시작했다고 보고 있다. 티몬과 위메프는 현재 자본 총계가 마이너스인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판매자들이 있어야 현금이 돌아서 모자란 돈을 메울 수 있을 텐데 정산금 지연 사태를 겪은 판매자들의 이탈을 막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정서영 기자 ce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