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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주택가 돌며 ‘찰칵’…수상한 남성 가방엔 필로폰 가득

입력 | 2024-07-24 06:54:00

지난 20일 새벽 4시 47분경 서울 서초구 주택가를 돌며 ‘던지기 수법’으로 마약류를 유통하는 20대 남성 A 씨의 모습. A 씨가 구매자에게 마약을 숨겨둔 위치를 알려주기 위해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고 있다. 채널A


서울 서초구 일대 주택가에서 일명 ‘던지기 수법’(특정 장소에 물건을 가져다 놓으면 찾아가는 방식)으로 마약류를 유통하던 2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23일 서초경찰서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혐의로 20대 남성 A 씨를 현행범 체포해 구속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20일 새벽 4시 47분경 서초구청 관제센터에서 근무하던 경찰이 반포동 일대 모습을 비추는 폐쇄회로(CC)TV 화면을 모니터링하다가 A 씨를 발견했다. 경찰은 “신원을 알 수 없는 사람이 가방을 메고 다니면서 사진을 찍는 것 같다”고 서초경찰서 112 상황실에 통보했다.

긴급출동 지령을 받은 서초경찰서 반포지구대 순찰차 2대가 20여 초 만에 현장에 도착했다. 경찰은 빌라에서 걸어 나오던 A 씨를 발견했다. 경찰이 다가가 신분을 확인하려 하자, A 씨는 즉시 도주하기 시작했다.

경찰 4명이 도주하는 A 씨를 쫓아가고 있다. 채널A

경찰 4명이 300m가량 추격한 끝에 담장을 넘다 다리가 풀린 A 씨를 검거했다. 당시 A 씨 가방 안에는 메스암페타민(필로폰)이 각각 3~5g씩 담긴 비닐봉지 21개가 들어있었다.

경찰은 A 씨 휴대전화 속 사진을 토대로 반포동과 양재동 일대 주택가 18곳에 그가 숨겨둔 필로폰 비닐봉지들도 전량 회수했다. 사진은 구매자에게 마약을 숨겨둔 위치를 알려주는 용도였다.

경찰이 A 씨로부터 압수한 필로폰은 총 46g으로 약 1550명이 1회씩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서초경찰서 관계자는 “지난 3월부터 범죄 취약지에 대해 시간대·장소별로 선별해 CCTV 영상 순찰을 하는 ‘적시적소 화상순찰’을 추진했다”며 “치안 협업과 신속한 현장 출동이 시너지를 낸 수범사례”라고 밝혔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