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선정산대출 중단
서울 강남구 티켓몬스터 본사의 모습. 2024.7.23/뉴스1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전날부터 티몬과 위메프에 대한 선정산대출을 중단했다. SC제일은행 역시 티몬·티몬월드·위메프에 대한 선정산대출 취급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선정산대출은 온라인마켓에 입점한 판매자가 은행에서 판매대금(물건을 판매한 뒤 온라인마켓으로부터 정산되지 않은 금액)을 먼저 지급받고, 정산일에 은행이 온라인마켓으로부터 정산금을 대신 받아 자동으로 상환하는 구조다.
특히 휴가철을 맞아 여행상품의 타격이 크다. 티몬과 위메프를 통해 패키지 상품, 숙박, 항공권과 입장권을 구매한 사람들이 취소 안내를 받는 등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피해는 판매자뿐 아니라 일반 소비자에게까지 번지고 있다. 신용카드 결제를 대행하는 PG사들까지 발을 빼면서 소비자들이 결제뿐 아니라 환불도 제때 받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
업계에 따르면 티몬과 위메프는 현재 신용카드 거래가 불가능한 상황이 됐다. 티몬, 위메프의 결제 승인·취소를 대행하는 PG사(결제대행업체)는 전날부터 기존 결제 건에 대한 취소, 신규 결제를 모두 막았다.
티몬, 위메프에서 고객이 숙박권, 항공권, 물품 등을 사는 건 물론, 이미 지불한 금액을 결제한 신용카드로 돌려받기 어렵게 됐다. 티몬 캐시의 페이코 포인트 전환과 해피머니와의 거래, 포인트 전환도 전날부로 중단됐다.
사진=온라인커뮤니티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에는 위메프 직원들의 심경글도 올라왔다. 23일 한 위메프 직원은 “성인 된 이후로 울어본 기억이 없는데 오늘 술 먹고 집에 오는 길에 10여년 만에 펑펑 운 것 같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단지 회사가 망하고 내 앞길이 막막해서가 아니었다. 팀 미팅 자리에서 회사의 일방적인 통보를 전해 들었을 때 어린 팀원들의 멍한 표정이 생각나고 정산금 몇 십억이 물려있는데 거듭 죄송하다고 말씀드리니 오히려 ‘MD 님이 잘못한 게 아니다’라며 위로하는 벤더사 대표님의 떨리는 목소리도 생각나고…한 시간은 펑펑 운 것 같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회사가) 큐텐에 인수된 뒤 거래액 키운다고 업체들을 독려해서 했던 모든 프로모션이 다 죄스러워 너무 괴롭다”고 덧붙였다.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은 24일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국민의힘 김재섭 의원의 티몬·위메프 사태 관련 질의에 “정산 지연, 미정산 문제와 관련해 살펴보고 있다”며 “정산 지연, 미정산 문제는 기본적으로 민사상 채무불이행 문제라서 공정거래법으로 직접 의율(법규를 사건에 적용하는 것)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