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대선 후보가 전기차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와 친분을 쌓은 이후 공격의 초점을 전기차 신뢰성에서 보조금과 환경 규제로 전환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는 지난주 미시간주 그랜드 래피즈에서 열린 집회에서 “전기차를 반대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전적으로 찬성한다”며 “직접 운전해봤고 정말 대단하지만 모든 사람에게 적합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는 트럼프가 지난 수년 동안 전기차는 멀리 가지 못하고 너무 비싸며 중국산이라고 일갈했던 발언과 대조적이라고 NYT는 평가했다.
NYT에 따르면 트럼프가 지난 3월 플로리다 팜비치에서 머스크와 만난 이후 미묘한 긴장 완화가 시작됐다.
NYT는 “올봄에서 여름으로 넘어 가면서 트럼프는 공격의 초점을 전기차 신뢰성과 가치에서 전기차 보조금과 환경 규제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는 전기차를 구매하고 싶은 사람은 누구가 구매할 수 있어야 하지만 정부가 자동차 시장을 인위적으로 형성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전기 자동차 구매자에 대한 7500달러의 연방 세금 공제 혜택이 없어지면 제너럴모터스(GM), 포드 및 기타 테슬라 경쟁업체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2022년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은 전기 자동차 구매자에게 최대 7500달러의 세금 공제혜택을 주지만, 일부 테슬라 모델은 중국산 부품이 없어야 하는 등 몇 가지 요건으로 인해 자격이 되지 않는다. 바이든의 업적 중 하나인 IRA가 의회를 통과했을 당시 머스크는 이 법안을 폐기해야 한다며 정부 지출 수준이 “미쳤다”고 말하기도 했다.
NYT가 인용한 애널리스트들 발언에 따르면 테슬라는 생산에서 엄청난 우위를 점하고 이미 충전소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GM이나 포드 같은 기존 자동차 제조업체보다 보조금 없이도 수익성을 유지할 가능성이 더 높다.
전기차의 미래와 미국의 청정 에너지 전환 과정은 2024년 대선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NYT는 전망했다. 기후 변화를 사기라고 일축한 트럼프는 석유 및 가스 시추 확대를 원하지만 민주당은 기후 변화를 시급한 위협으로 간주하고 미국을 화석 연료에서 청정 에너지로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