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지표면 평균기온 섭씨 17.09도 “마지노선 뚫려…미지의 영역 진입” 역대급 재앙 경고
이달 7일 미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시민들이 라스베이거스 스트립에 설치된 물 분사 장치로 더위를 식히고 있다. 40도가 넘는 폭염이 계속되고 있는 라스베이거스에는 한때 5일 연속 46.1도(화씨 115도)를 기록하기도 했다. 라스베이거스=AP뉴시스
이달 21일이 지구촌 기후 관측 이래 가장 더운 날이었다는 유럽연합(EU) 기후 감시 기구의 관측 결과가 나왔다.
23일(현지 시간) 미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C3S)는 21일 전 세계 지표면의 평균 기온이 섭씨 17.09도(화씨 62.76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C3S가 1940년 기후 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따뜻한 기온이다. 이전 일일 최고 기온은 지난해 7월 6일의 섭씨 17.08도 였다. 지표면의 평균 기온이 2년 연속으로 최고 기록을 세운 셈이다.
카를로 부온템포 C3S 국장는 “지구의 열파(heatwaves)는 최고점에 도달하면 서로 뭉치는 경향이 있다”며 이번 주 초에 21일 기록이 다시 경신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우리는 지금 미지의 영역에 있다”고 경고했다.
2024년 7월 21일 지구의 일일 평균 기온이 관측이래 최고점에 달했다. 사진출처 코페르니쿠스 기후 변화 서비스 홈페이지
미국 기후분석단체 버클리 어스는 지난주 올해 지구의 연평균 기온이 직전 최고치인 지난해 기록을 넘어설 가능성이 92%에 달한다는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또한 과학자들은 올해 거의 확실히 연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 수준에 비해 섭씨 1.5도를 초과할 것이라고 평가하는데, 국제사회가 기후 재앙을 막기 위해 설정한 ‘마지노선’을 넘어선 것이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기록적인 고온의 원인을 화석 연료로 인한 오염과 엘니뇨(적도 부근의 수온이 비정상적으로 올라가는 현상)가 동시에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올해는 엘니뇨가 사라지고 비교적 시원한 라니냐 단계로 전환되는 상황에서도 심각한 고온 현상이 발생했다. WP는 “인간이 야기한 기후 변화가 지구를 새로운 위험 영역으로 몰고 가고 있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