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콩코르드 광장 주위로 보안이 철저하게 진행되는 모습. 2024.7.23/뉴스1
파리 올림픽 개막을 사흘 앞둔 23일 프랑스 파리의 친(親)팔레스타인 단체 ‘팔레스타인 비상사태’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팔레스타인 운동선수 7명의 얼굴 사진이 담긴 이미지와 함께 등장한 글이다. 이 단체 소속 활동가들은 “올림픽 개막 전까지 숨진 7명의 초상화를 파리 곳곳에 붙여 세상에 알리자”며 집단행동을 촉구했다.
최근 프랑스 내 친팔레스타인 단체들은 파리 북부 프랑스올림픽위원회 건물 앞에서 거의 매일 시위를 벌이고 있다. 특히 24일 이스라엘과 서아프리카 말리의 남자 축구 경기가 열리는 ‘파르크데프랭스’ 일대에서는 대규모 반(反)유대주의 시위가 열릴 예정이라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거듭된 테러 경고에 직면한 이스라엘 선수단과 관중 또한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이스라엘 정부는 올림픽을 관람할 자국민들에게 테러 위험을 경고했다.
이스라엘 국가안보회의(NSC)는 이날 성명에서 “이란의 지원을 받는 테러 조직들이 올림픽 기간 중 이스라엘인 혹은 각국의 유대인들에 대한 공격을 꾀하고 있다”고 밝혔다. NSC는 자국민 여행객이 반이스라엘 시위를 미리 확인해 피할 수 있도록 이스라엘군이 제공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설치도 당부했다.
이스라엘 정부가 특히 우려하는 경기는 이스라엘과 말리의 축구 경기다. 르몽드에 따르면 친팔레스타인 단체 ‘유로팔레스타인’ 이 이날 경기 중 관중석에서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의 민간인 대량 학살에 반대하는 평화 시위를 진행할 예정이다. 평화 시위라고 해도 축구 경기 특성상 관중들이 흥부하기 쉽고, 말리는 인구의 약 95%가 무슬림이며 이스라엘과 수교도 하지 않은 상태다. 자칫하면 반이스라엘 정서가 폭발하며 대규모 충돌 사태가 벌어질 수 있는 것이다.
최근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이스라엘은 1972년 뮌헨 올림픽 때 선수들 살해 사건을 당한 뒤 자체적으로 경기장 보안을 강화하고 있다”며 이스라엘 당국이 직접 경계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스라엘은 말리와 자국 축구 경기장 주변을 순찰하고, 관람객들을 수색할 수 있도록 자국 경찰 여단을 투입하기로 했다. 프랑스 경찰 또한 경기장 주변 지역에서 시위가 발생하면 즉각 대처에 나서기로 했다. 올림픽 기간 중 파리 내 보안 인력만 하루 평균 3만 명 배치된다.
2024 파리 올림픽 개막일을 3일 앞둔 23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에펠탑 인근 센강 수면위로 개막식을 위한 조형물이 설치되고 있다. 2024.7.23/뉴스1
우크라이나 전쟁 또한 이번 올림픽에 적잖은 영향을 주고 있다. 르파리지앵에 따르면 40세 러시아인 남성이 외국에 정보를 제공한 혐의로 23일 기소됐다. 이 남성이 올림픽 기간 중 프랑스를 불안정하게 만들 친러시아 작전을 준비한 정황이 발견됐다는 것이다.
극단주의 이슬람 세력의 위협 또한 여전하다. 프랑스 내무부에 따르면 올림픽 참가자 약 100만 명에 대한 보안 조사에서 최소 4300여 명의 위험 인물이 적발됐다. 이 중엔 극단주의 이슬람주의자 250여 명이 포함됐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