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환지원금, 구형 단말기만 적용 통신3社 공시지원금도 8∼24만원 ‘Z플립5’보다 혜택 최대 40만원↓ “단말할인 보다 선택약정이 유리”
정부가 가계 통신비 부담을 낮추고 통신 3사의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 통신사를 바꿀 때 전환지원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했지만 효과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의 폴더블 신작 갤럭시 Z폴드6·플립6 전환지원금은 통신 3사 모두 ‘0원’으로 책정됐다. 전작 대비 단말기 가격이 올라간 데다 통신사들이 제공하는 공시지원금, 전환지원금 혜택까지 줄어들면서 소비자 부담이 오히려 커졌다는 불만이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갤럭시 Z폴드6·플립6 정식 판매를 시작한 24일 기준 통신사 공시지원금은 8만∼24만5000원 수준이다. 공시지원금은 단말기 보조금으로 제조사인 삼성전자와 통신 3사가 공동으로 부담한다. SK텔레콤 9만6000∼24만5000원, KT 8만5000∼24만 원, LG유플러스 8만∼23만 원으로 사전 예고한 금액에서 변동이 없다.
추가지원금(공시지원금의 최대 15%)을 합해도 통신 3사의 단말기 할인 혜택은 최대 30만 원 정도다. SK텔레콤 11만400∼28만1700원, KT 9만7700∼27만6000원, LG유플러스 9만2000∼26만4500원이다.
이번 신제품에는 24일 현재까지 전환지원금도 없다. 통신 3사 모두 이날 기준 전환지원금이 0원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올해 3월 통신비 절감 대책의 일환으로 이용자가 통신사를 변경할 경우 통신사가 최대 50만 원의 전환지원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했다. 높은 단말기 부담을 낮추겠다는 취지였다.
정부는 정책 발표 당시 갤럭시 S24 출시 당시 공시지원금과 전환지원금까지 합치면 최대 100만 원가량의 단말기 할인을 받을 수 있다고 홍보했다. 그러나 갤럭시 S24에 5만 원이 지급되는 등 구형 단말기에만 전환지원금이 지급되고 있고 이마저도 금액이 적어 ‘짠물 지원금’이 됐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정부 관계자는 “전환지원금은 신제품 출시 때마다 전환지원금이 바로 책정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단말기나 금액 책정은 통신사의 재량에 달려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통신 산업이 성장 정체기에 돌입하면서 대규모 마케팅비를 쏟기 어려운 상황인 데다가 신형 제품에 전환지원금을 쏟으면 기존 예약 고객들 반발이 클 수 있어 출시 직후 전환지원금을 책정하기는 곤란하다는 설명이다. 9월 아이폰16 출시를 앞두고 지원금 확대를 통한 가격경쟁력 확보 계획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전환지원금 정책의 성패는 시간을 갖고 지켜봐야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예를 들어 KT에서 갤럭시 Z폴드6 512GB를 구매할 경우 2년 약정 단말 할인은 17만2500원을 할인받지만 요금 할인은 월 9만 원 요금제 사용 시 2만2500원씩 총 54만 원을 할인받아 단말 할인보다 36만7500원 더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남혜정 기자 namduck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