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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부터 프리미엄 제품까지 다양해진 우유, 구매 시 ‘품질’ 잘 고려해야

입력 | 2024-07-26 03:00:00


‘살균우유와 멸균우유는 무엇이 다르고, 좋은 우유를 고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온라인 유통 플랫폼뿐만 아니라 대형마트, 편의점 등 오프라인 채널에도 다양한 멸균우유가 등장하면서 소비자들의 선택 폭이 넓어졌다. 동시에 좋은 우유 선택에 대한 고민도 깊어졌다.


우리에게 익숙한 살균우유는 유해한 병원성 미생물을 사멸하기 위해 살균 및 균질화 처리만 거치는 반면, 멸균우유는 고온에서 고압으로 살균해 실온에서 자랄 수 있는 모든 미생물을 제거한다. 멸균우유는 병원성 유해 세균뿐만 아니라 우유 속 유산균 등도 죽을 수 있는 단점이 있지만, 단백질이나 칼슘 등 주요 영양소가 변질되진 않는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 1월 발표한 ‘농업전망 2024’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멸균우유 수입량은 전년 대비 18.9% 증가한 3만7361톤으로 집계됐다. 주요 멸균우유 수입국은 폴란드(88.8%), 호주(4.1%), 독일(3.9%), 프랑스(2.2%) 순이다.


소비자들이 멸균우유를 선호하는 가장 큰 이유는 “가격이 저렴하다고 생각해서”다. 그럼 실제로 멸균우유가 살균우유보다 저렴할까. 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이하 우유자조금)가 7월 5일부터 12일까지 8일간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등 대형마트의 흰 우유 가격(104종 제품)을 조사한 결과, 국내산 살균우유 기준 흰 우유 900ml 제품은 1945~4990원, 1000ml 제품은 2740~3690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높게 책정된 우유는 칼슘 및 비타민 등 영양 성분이 강화된 제품, A2 단백질 또는 락토프리 제품, 유기농 제품, 무항생제 인증을 받은 제품 등이었다. 또 특별기획으로 1+1 묶음 할인 상품도 다양하게 구비돼 있었다. 수입산 멸균우유는 이마트 10종, 롯데마트 7종, 홈플러스 10종이 비치돼 있었는데 1000ml 기준 1900~5900원으로 나타났다.


우유자조금 관계자는 “수입되어 들어오는 우유는 멸균우유로, 단순 가격논리로만 접근하여 국산 우유와 가격경쟁력을 따지는 것은 맞지 않다. 그리고 사실 온라인상에서 판매되는 국내산 멸균우유의 1000ml당 평균 가격은 2100원대로, 수입산 멸균우유와 비교했을 때 가격경쟁력에서 떨어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편 우유를 선택할 때는 신선도, 유통기한을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 국내산 살균우유는 착유 후 적정 온도로 바로 냉각시킨 다음 외부에 노출되지 않은 원유를 살균 처리 과정만 거쳐 2~3일 내 유통하며, 신선식품인 만큼 유통기한이 11~14일 정도로 짧고 냉장 보관이 필수다.


멸균우유의 경우는 개봉 전까지 실온 보관이 가능하고 유통기한은 국내산이 12주, 수입산은 1년이다. 생산 후 12주가 지나면 유지방이 분산되는 크림화 현상이 발생해 소비자들이 품질에 대한 의문을 갖기 때문에, 국내산 멸균우유는 유통기한을 12주 내외로 설정하고 관능 품질을 높인 것이다. 수입산 멸균우유는 먼 거리에서, 장시간 배로 들여와야 하는 만큼 유통기한이 길 수밖에 없다. 멸균우유도 일단 개봉한 후에는 빠른 시일(48시간 이내) 안에 마셔야 한다.

세계 최고 수준 국산 우유, 품질 매년 향상돼



우유를 선택할 때 무엇보다 중요하게 고려할 요인은 바로 ‘품질’이다. 원유의 품질은 젖소의 건강 상태를 나타내는 ‘체세포 수’와 착유 환경의 청결도를 가늠할 수 있는 ‘세균 수’로 결정되는데, 국내 원유 등급 체계는 세계에서 가장 까다로운 수준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정한 국산 우유의 가장 높은 품질 등급은 1A다. 원유 1ml당 체세포 수 20만 개 미만, 세균 수 3만 개 미만이면 1A 등급을 받을 수 있다. 이는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낙농 선진국인 덴마크와 같은 수준이며, 독일(1ml당 체세포 수 40만 개 이하, 세균 수 10만 개 이하)과 네덜란드(1ml당 체세포 수 40만 개 이하, 세균 수 10만 개 이하)보다는 엄격하다.

농림축산검역본부 동식물위생연구부 세균질병과에서 진행한 ‘2023년 원유 검사’ 결과 지난해 집유된 원유의 체세포 수 1등급 비율은 69.13%로 전년 대비 4.25%p 증가했다. 세균 수 1등급 비율은 99.59%로 전년 대비 0.05%p 증가했다. 이는 목장 원유의 질이 매년 향상되고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다. 반면 수입산 멸균우유는 대부분 살균 처리 방법만을 표기할 뿐, 원유 등급 등 품질 기준을 확인하기 어렵다. 우수한 품질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우유 자급률은 2001년 77.3%에서 2023년 45.8%로 감소했다. 우유자조금 관계자는 “우유를 포함한 유제품은 유엔식량농업기구 5대 관리 품목에 들어 있는 만큼 우리의 삶에서 떼놓을 수 없는 필수 식품이다. 제품 선택은 소비자의 몫이지만, 식량안보의 차원에서 우유 자급률 향상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명희 여성동아 기자 mayh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