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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 11조원’ 러시아 최고 여성갑부 고려인, 이혼절차…무슨일?

입력 | 2024-07-25 11:13:00

타티야나 바칼추크 ⓒ(GettyImages)/코리아


러시아 최고 여성 갑부인 타티야나 바칼추크 와일드베리스 창업자(48)가 회사 합병을 두고 남편과 진실 공방을 벌이고 있다.

바칼추크는 영어 교사로 일하다가 2004년 육아 휴직 도중 인터넷 쇼핑몰 와일드베리스를 창업해 러시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로 키우는 등 자수성가한 인물이다.

그는 고려인이기도 하다. 남편과 결혼하기 전 성은 ‘김’이었다.

그는 쇼핑할 시간이 없는 사람들을 위해 독일 의류 사진을 웹사이트에 올린 뒤 온라인으로 주문받아 판매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바칼추크는 이 사업체를 지난해 2조5000억 루블(약 40조250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와일드베리스의 지분 99%는 바칼추크 보유이며, 나머지 1%는 남편 블라디슬라프 소유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바칼추크의 자산은 81억 달러(약 11조 원)다.

24일(현지시간) 러시아 매체 RBC와 블룸버그에 따르면 바칼추크는 전날 자신의 텔레그램에서 “블라디슬라프가 어떤 목적으로 사람들을 오도하고 조작된 얘기를 하는지 의문”이라며 이혼 절차에 들어간다고 알렸다.

블라디슬라프는 지난달 러시아 최대 옥외광고 업체 ‘루스 아웃도어’(루스)와의 합병이 와일드베리스에 불리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블라디슬라프의 주장은 체첸공화국 수장 람잔 카디로프에 의해 공론화됐다. 카디로프는 전날 블라디슬라프와 함께 출연한 텔레그램 영상에서 “가족과 가족의 사업 모두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며 와일드베리스의 자산이 루스를 통해 다른 사람에게 이전되는 ‘습격’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블라디슬라프는 아내 바칼추크가 루스 경영진에게 조종당하고 있으며, 와일드베리스도 매출 성장 속도가 크게 느려지는 등 타격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바칼추크는 남편의 주장을 반박하며 “블라디슬라프가 우리의 개인사를 전국에 알리기로 하다니 안타깝다”고 했다. 또 자신이 7명의 자녀와 모두 잘 지내고 있다고도 강조했다.

바칼추크 부부의 갈등은 크렘린궁 브리핑에서도 언급됐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관련 질문을 받고 “우리는 가족 관계나 사업 관계에 절대 간섭할 수 없다”고 답했다.

와일드베리스와 루스의 합병은 당국의 승인을 받았으며, 막심 오레시킨 크렘린궁 보좌관이 감독을 맡았다고 RBC는 전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