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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에 쪽지 뒀어요”…토익 답안 넘기고 8000만원 챙긴 강사의 최후

입력 | 2024-07-25 13:43:00

게티이미지뱅크.


거액의 돈을 받고 교묘한 수법으로 토익(TOEIC) 시험의 답안을 수험생들에게 알려준 전직 토익 강사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9단독 김예영 판사는 업무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유명 어학원의 전직 토익 강사 홍 모씨(27)에게 징역 3년과 7665만원 추징을 선고했다.

또 홍 씨에게 부정행위를 의뢰한 수험생 18명에게는 각각 벌금 800만∼1000만 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홍 씨가 상당한 기간에 걸쳐 반복적으로 범행했고 범행 방법을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해 범행 수법도 매우 불량하다”며 “범행 동기도 도박 자금을 얻기 위한 것으로서 비난 가능성이 높다”고 판시했다.

의뢰인들에 대해서는 “취업과 이직, 졸업, 편입 등을 위해 부정한 방법으로 고득점을 얻고자 부정행위를 했다”며 “시험의 공정성과 신뢰를 해치고 선량한 응시자들에게 박탈감을 줘 그 피해도 가볍지 않다”고 지적했다.

홍 씨는 지난 2021년 7월부터 2022년 10월까지 인터넷으로 토익과 텝스 등 영어 시험 응시자들을 모아 몰래 답안을 건넨 혐의로 올해 3월 기소됐다.

당시 그는 시험 답안을 준비해 둔 쪽지에 옮겨 적은 뒤 화장실에 가서 미리 숨겨둔 휴대전화로 쪽지 사진을 촬영했다. 이후 의뢰인들에게 텔레그램을 통해 전달했다. 홍 씨는 듣기평가가 끝나면 화장실에 갈 수 있다는 규정을 악용했다.

의뢰인들은 화장실에 숨겨놓은 휴대전화를 통해 홍 씨가 보낸 메시지를 확인했다.

같은 고사장에서 시험을 칠 때는 답안 쪽지를 화장실에 숨겨 의뢰인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홍 씨는 답안을 전달하는 대가로 1회에 150~500만 원을 받았고, 총 8000여만 원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당초 징역 5년을 구형했던 검찰은 1심 선고가 가볍다며 항소했다. 홍 씨 또한 1심 선고에 불복해 항소했다.

김예슬 동아닷컴 기자 seul56@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