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사진=뉴시스)
24일(현지 시간) 미 뉴욕타임스(NYT)와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트럼프 후보의 조카 프레드 C. 트럼프 3세는 다음주 출간 예정인 자신의 회고록 ‘올 인더 패밀리’에서 이같이 폭로했다. 프레드는 40대에 세상을 떠난 트럼프 후보의 형 프레드 트럼프 주니어의 아들이다.
NYT에 따르면 프레드의 아들은 희귀 질환으로 인한 발달지적장애를 갖고 있고, 프레드 역시 장애인 인권 운동을 하고 있다. 이 때문에 트럼프 후보가 대통령일 당시 프레드는 장애인 가족 지원 정책에 대해 건의하고자 백악관을 찾았는데, 삼촌인 트럼프 후보가 “(장애인들이) 처한 상황이나 비용 등을 고려하면 그들은 죽는게 나을 지도 모른다”고 말하는 걸 들었다고 밝힌 것이다.
프레드는 “이전에 백악관에서 한 말과 크게 다르지 않은 발언”이라며 “차이가 있다면 그때는 다른 사람들의 장애인 자녀들이 죽어도 싼 존재였고, 이번에는 나의 아들이 그런 존재가 됐다는 것”라고 당시 받았던 충격을 털어놨다.
이밖에도 프레드는 과거 트럼프가 장애인 뿐 아니라 흑인을 비하하는 멸칭을 사용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선 캠프 측은 이에 대해 “완전히 가짜 뉴스”라며 부인했다.
NYT 등에 따르면 이번 폭로가 특히 주목을 받는 이유는 트럼프가 자신의 누나인 연방판사 메리앤이나 다른 조카딸 메리와는 공공연하게 반목해왔지만, 그간 프레드는 삼촌과 조카로서 좋은 관계를 유지해온 것으로 전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2020년 프레드는 자신의 여동생이자 임상심리학 박사인 메리가 자신의 삼촌을 비난하는 책을 출간했을 때 반박 성명까지 발표했다.
가디언은 “이번 회고록이 트럼프 후보가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자녀들과 손주들까지 초대해 가정적인 모습을 보인지 얼마 지나지 않아 나왔다는 점이 주목된다”고 강조했다. 다만 NYT는 “프레드가 회고록에서 트럼프를 악인으로만 그리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프레드가 어린 시절 삼촌과 다정한 시간을 보낸 일이나 보호를 받았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고 한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