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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할 의사 없어요” 발목 절단된 교통사고 환자, 골든타임 놓쳐 숨져

입력 | 2024-07-25 15:16:00

뉴시스


전북에서 교통사고로 발목이 절단된 70대가 ‘응급실 표류’를 하다 치료를 제때 받지 못해 숨졌다.

25일 뉴시스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전 11시55분경 전북 익산시 여산면에서 차량이 전복되는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운전자였던 A 씨(70)는 한쪽 발목이 절단되고 머리와 허리 등을 크게 다쳤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원은 A 씨가 위중하다고 판단해 2곳의 대학병원에 수술 가능 여부를 물었다.

그러나 두 대학병원 모두 치료할 의사가 없다는 이유로 수술이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이후 소방대원들은 A 씨를 전주의 한 접합수술 전문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이 병원에서도 “다발성 손상으로 수술이 어려워 종합병원으로 이송해야 한다”는 답변을 들었다.

결국 전주의 한 대학병원 응급실에 도착했지만 A 씨는 이날 오후 1시19분께 숨을 거뒀다. 119 신고 시점으로부터 1시간 20여분 만이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머리 등 상처가 있긴 했지만 사망의 주원인은 아닌 것 같다”면서도 “교통사고 이후 상태가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사망 사유를 전했다.

치료 골든타임을 놓친 것이 화근이 된 셈이다. A 씨의 사망은 의정 갈등으로 인해 부족한 의료진이 원인이 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의정갈등은 지역의료체계의 붕괴를 가속화했다.

실제 원광대병원과 전북대병원의 경우 전공의들은 사직서 제출 이후 출근을 하지 않고 있다. 원내에 남아있는 의료진의 경우도 피로도 누적과 당직형태의 순환근무로 운영되는 상태다.

수술실의 경우도 마취과 의료진이 부족하는 등 인력문제로 수술실이 축소 운영되고 있다.

당시 1차로 연락됐던 원광대학교병원 관계자는 “사고 당시 접합수술이 가능한 의료진이 없었다”며 “소방이 전화로 문의가 와 접합수술이 가능한 병원을 안내했다”고 전했다.

전북대병원 관계자는 “치료가능 의료진이 있긴 했으나 이미 응급환자가 들어와 치료가 진행 중이었다. 그 외 치료 의료진은 없었다”고 했다.

김예슬 동아닷컴 기자 seul56@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