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 ‘세계신협 콘퍼런스’ 열려 60여개국 참가 운영 방향 등 공유 韓신협, 디지털 뱅크런 대응법 소개 김윤식 회장 “공정경쟁 환경 만들것”
21일(현지 시간)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2024 세계신용협동조합 콘퍼런스’ 개막식에서 태극기가 입장하자 한국신협 관계자들이 일어나 환호하고 있다. 신협중앙회 제공
“우리는 수십 년에 걸쳐 쌓인 신뢰가 순식간에 깨질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22일(현지 시간)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2024 세계신용협동조합 콘퍼런스’의 기조 강연을 맡은 엘리사 매카터 라보드 세계신협협의회(WOCCU) 사무총장은 신뢰의 중요성에 대해 이렇게 강조했다. 그는 “협동조합 사업 모델을 계속 진화시켜야 한다”며 “조합원들의 삶을 개선하고 금융 포용성을 증진시키는 목표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경계하고 금융협동조합으로서 더 높은 기준을 유지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전 세계 신협이 통합, 혁신 등의 성과를 이뤘지만 무엇보다 조합원들에 대한 책임을 갖고 신뢰받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이번 세계신협 콘퍼런스는 WOCCU와 미국 신용협동조합연합회(ACU)가 공동으로 주관해 21일부터 24일까지 열렸다. WOCCU는 전 세계 120개 회원국을 둔 세계 최대 민간금융협동조합으로 4억398만 명의 조합원과 약 4884조 원에 달하는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이 중 60여 개국에서 약 3000명의 신협 관계자들이 모여 각 신협이 직면한 도전 과제와 운영 방향 등을 공유했다.
한국신협은 지난해에 이어 분할 강연 세션에 참여해 디지털 뱅킹의 위험성과 디지털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에 대한 한국신협의 대응 방안을 소개했다. 이날 한국신협의 강연을 듣기 위해 각국의 신협 관계자 300여 명이 참석했다.
발표를 맡은 손영우 신협중앙회 주임은 “디지털 뱅크런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루머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빠르게 확산된다는 점”이라며 “한국신협의 사회복지사업, 문화후생사업 같은 비금융 서비스는 조합원들의 신뢰를 형성해 디지털 뱅크런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지역 신협이 운영하는 문화센터는 조합원의 충성도를 높이고 신규 고객을 유치하는 대표적인 비금융 서비스다.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문화센터를 운영하는 신협의 연간 자산 성장률은 평균 39.1%로, 전국 평균(16.4%)을 크게 웃돈다.
세계신협 콘퍼런스에 참석한 김윤식 신협중앙회장은 “앞으로도 신협의 강점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국내 다른 협동조합과 연대해 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아시아권 최초로 4회 연속 WOCCU 이사직을 수행하고 있다. 이번 연차총회에서 정관이 개정되며 임기가 2026년 7월로 연장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