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찜통 버스, 테러 위협에 창문도 못열어…황선우 “큰일이다” [올림픽]

입력 | 2024-07-25 20:44:00

2024 파리올림픽에 참가하는 북한 선수단 안창옥 선수 등이 21일 오후(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샤를 드골 공항을 통해 입국해 버스에 올라 프랑스-조선 친선 환영단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2024.7.21/뉴스1


에어컨이 작동되지 않는 ‘찜통 버스’가 약속된 배차 시간마저 지키지 않고 있다. 각국 대표 선수들이 이용하는 교통 수단 수준이 이렇다. 지구촌 최대의 스포츠축제인 올림픽에서 답답한 일이 일어나고 있는데, 선수들 컨디션 관리에 영향을 미칠 큰 변수다.

황선우와 김우민 등이 속한 경영 대표팀은 25일 오후 5시(한국시간)부터 프랑스 파리 라데팡스 아레나에서 훈련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이주호, 조성재, 허연경, 김지훈, 지유찬만 제시간에 맞춰 몸을 풀었다.

황선우와 김우민을 포함한 다른 선수들은 약 한 시간이나 늦게 경기장에 도착했고, 그만큼 소중한 훈련 시간을 뺏겼다.

일부 선수들의 ‘훈련 지각’은 대회 조직위원회가 마련한 셔틀버스가 선수촌에서 제시간에 출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파리 북부 생드니에 마련된 올림픽 선수촌에서 파리 올림픽 경영 경기가 열릴 파리 라데팡스 아레나까지 거리는 약 11㎞로,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차로 20여분을 달리면 도착할 수 있다.

하지만 두 배 이상이 소요됐다. 셔틀버스가 교통 체증에 영향을 받지 않는 ‘전용 도로’를 시원하게 달려야 정상인데, 배차 시간표대로 운행하지 않으면서 선수들이 불필요하게 시간을 버리고 있다.

이동 중 편하게 쉴 수도 없다. 일부 버스는 에어컨이 작동하지 않아 내부 온도가 사우나를 방불케 할 정도다. 창문을 여는 것이 방법이 될 수 있겠지만, 테러 위협을 막기 위함인지 창문을 열지 못하도록 테이프를 붙여놨다.

이렇다 보니 각국 선수단 사이에서 “버스 밖이 훨씬 시원하다”는 볼멘소리가 쏟아진다.

수영대표팀 황선우가 23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라데팡스에 마련된 수영 경기장에서 훈련을 마치며 생각에 잠겨 있다. 2024.7.23/뉴스1

극한의 환경 때문에 한 외국인 선수가 버스에서 내린 뒤 실신했다는 이야기가 선수들 사이에 퍼지기도 했다. 황선우는 “당연히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 정도의 열악한 환경”이라고 꼬집었다.

마음 편안하게 준비하며 경기 당일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해야 할 선수들로선 심각한 고민이 하나 생긴 셈이다. 개막 이후에도 운송 환경이 개선하지 않아 컨디션 관리에 어려움을 겪을까봐 전전긍긍이다.

황선우는 “지난 23일부터 경기장과 선수촌을 오가며 훈련 중인데, 매번 이 문제가 일어나고 있다. 왕복 3시간을 길에다 투자할 판이다. (컨디션을 관리하는데) 정말 많이 힘들다”고 고충을 토로하면서 “경기하는 날까지 그러면 큰 문제인데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우민도 “버스가 너무 덥다”며 “며칠 전에는 버스가 엉뚱한 곳으로 들어가 뱅뱅 돌았다. 또 좁은 골목에 잘못 들어가 차가 파손되는 사고도 났다”고 전했다.

(파리=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