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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방언 ‘타이위’, 양안 갈등 새 불씨로

입력 | 2024-07-26 03:00:00

라이 총통, 전당대회서 타이위 연설
中 “쓸데없는 소란… 中 흔적 못지워”



ⓒ뉴시스



친미, 반중 성향인 라이칭더(賴淸德) 대만 정부가 대만 고유 방언인 ‘타이위(臺語·민난어)’를 강조하고 나서면서 언어가 양안(중국과 대만) 갈등의 새로운 불씨가 되고 있다.

라이 총통은 21일 민주진보당 전당대회에서 대만 표준어(국어)가 아닌 타이위로 연설했다. 타이위는 대만과 중국 푸젠(福建)성 등에서 주로 쓰는 방언으로, 중국어와 비슷한 대만 표준어와는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중국어로 ‘보뤄(菠蘿)’인 파인애플은 대만 표준어로는 ‘펑리(鳳梨)’라고 지칭하지만, 타이위로는 ‘왕라이(旺來)’라고 부른다.

라이 총통을 비롯해 독립 성향의 민진당 정치인들은 이전부터 유세 현장에서 타이위를 자주 사용했다. 앞서 대만 교육부는 19일 정부가 주관하는 ‘타이위 능력 인증 시험’의 명칭을 ‘대만어 능력 인증 시험’으로 변경한다고도 발표했다. 중국과는 다른 대만 고유의 문화를 내세워 대만의 자주성과 독립성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중국 정부는 민진당 정부가 쓸데없는 정치적 소란을 피우고 있다며 발끈했다.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은 24일 정례브리핑에서 “타이위도 결국 중국 푸젠성에서 유래된 것”이라며 “(민진당 정부가) 아무리 노력해도 대만 사회에서 중국 문화의 흔적을 지울 수 없고, 대만 동포들의 중국 민족의식을 희석시킬 수 없다”고 밝혔다.

관영 중국신문사도 이날 논평을 내고 “민진당 정부가 우스꽝스러웠던 이른바 ‘정명(正名) 운동’을 재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명 운동이란 2003년 천수이볜(陳水扁) 정부 시절에 여권 표기나 관공서 명칭 등에서 ‘중국’ 대신 ‘대만’을 사용하도록 했던 탈중국화 조치를 일컫는다.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