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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중 국내 신작 상영한 용산아이맥스… 관객 몰리는 주말엔 3년 된 ‘듄’ 올려

입력 | 2024-07-26 03:00:00

국내외 고화질 흥행 대작 비수기
옛 작품 재상영하며 관람료 할인



24일 국내 개봉 후 특별관에서 상영 중인 해외 영화 ‘슈퍼배드 4’(위 사진)와 ‘데드풀과 울버린’(아래 사진). 유니버설픽쳐스·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역시 ‘듄’ 시리즈는 ‘용아맥’(CGV 용산아이파크몰 IMAX관)에서 봐야 한다.” “‘듄친자’(듄에 미친 자)를 위한 재개봉.”

최근 CGV 예매 홈페이지에는 이런 글들이 올라왔다. 이달 초 특별관의 성지로 꼽히는 ‘용아맥’에서 영화 ‘듄’(2021년)과 ‘듄 파트2’(2023년)를 재개봉하자 관객들이 호응을 보인 것이다.

영화 ‘탈주’가 수요일인 3일 개봉하자 용아맥에선 평일인 수∼금요일(3∼5일)에 걸쳐 17차례 이 영화가 상영됐다. 3일엔 영화 ‘하이재킹’이 1차례 상영됐다.

하지만 관객이 몰리는 주말 ‘용아맥’ 모습은 달랐다. 이달 6, 7일엔 전 회차(14차례)에 걸쳐 ‘듄’과 ‘듄 파트2’가 상영됐다. 특히 ‘듄’은 개봉한 지 3년이 지난 작품이지만 관객들 사이에선 “다음 기회에 다시 아이맥스에서 상영해달라”는 반응이 나왔다. 재개봉하는 작품이라 좌석 가격을 정가인 2만2000원보다 낮은 1만8000원으로 정한 덕에 반응도 뜨거웠다.

특별관을 재개봉 외화가 점령하고 있다.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KOBIS)에 따르면 ‘코돌비’(메가박스 코엑스 돌비시네마관)에선 주말인 20, 21일 ‘위대한 쇼맨’(2017년), ‘포드 v 페라리’(2019년), ‘알라딘’(2019년)이 연달아 상영됐다. ‘영스엑’(CGV 영등포 스크린X관)에선 17∼19일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2021년)이 상영됐다. 첫 개봉을 한 지 짧게는 3년, 길게는 7년 된 영화들이 마니아 사이에서 인기를 끄는 특별관을 점령한 것이다.

특별관에 재개봉 외화가 걸리는 건 대적할 만한 국내 영화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올여름 국내 영화 중 대형 화면이나 좋은 음질을 보유한 특별관에서 봐야 할 만큼 매력적인 작품이 적다는 평가다. 특히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 ‘하이재킹’ 등은 재난 영화지만 특별관에서 관람할 가치가 높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한 영화제작사 관계자는 “코미디 영화 ‘핸섬가이즈’(164만 명) 외엔 흥행 성적이 두드러지는 작품이 없다”며 “오히려 관객 입장에선 해외 재개봉 블록버스터를 특별관에서 보고 싶은 것”이라고 했다.

특히 24일 영화 ‘데드풀과 울버린’ ‘슈퍼배드 4’ 등 해외 기대작이 함께 개봉하면서 이런 현상은 심해지고 있다. 지난달 12일 개봉한 ‘인사이드 아웃 2’(813만 명)가 특별관을 다수 차지했는데 이어 외화가 특별관을 채우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용아맥에선 28일까지 ‘데드풀과 울버린’만 상영된다. 다른 제작사 관계자는 “31일 개봉하는 ‘파일럿’은 코미디, 다음 달 14일 공개되는 ‘행복의 나라’는 역사물이라 특별관 경쟁에서 살아남긴 쉽지 않다”고 했다.

다만 영화관은 수익성이 악화되어도 국내 영화를 틀어야만 하는 규정이 있다.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 시행령’(영화비디오법 시행령) 제19조에 따르면 각 상영관은 1년 중 5분의 1 이상 한국 영화를 상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 영화관 관계자는 “국내 영화는 수익성이 낮아 주중에, 관객이 몰리는 해외 영화는 주말에 상영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호재 기자 ho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