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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현 첫 경기서 세계新… 女양궁 단체전 10연패 ‘순항’

입력 | 2024-07-26 03:00:00

[2024 파리 올림픽]
‘에이스’ 임, 랭킹라운드 694점 1위… 72개 화살중 48개 10점과녁 명중
남수현-전훈영은 각각 2위-13위… 韓 합산점수 2046점 ‘올림픽 기록’
28일 열리는 단체전 1번시드 받아





임시현이 25일 파리 올림픽 여자 양궁 랭킹 라운드에서 자신이 세운 세계 기록 694점이 표시된 점수판을 들고 과녁 앞에 섰다. 파리=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여자 양궁 ‘에이스’ 임시현(21)이 한국 선수단의 파리 올림픽 첫 경기에서 세계 기록을 세우며 태극 전사들에게 좋은 분위기를 전했다. 임시현, 남수현(19), 전훈영(30)으로 구성된 한국 여자 양궁 대표팀도 올림픽 기록을 작성하며 단체전 10연패를 향해 순조롭게 출발했다.

임시현은 25일 파리 앵발리드 경기장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여자 양궁 랭킹 라운드에서 694점의 세계 기록으로 출전 선수 64명 중 1위를 했다. 종전 기록은 강채영이 2019년 네덜란드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남긴 692점이다. 여자 대표팀 막내 남수현이 688점으로 2위, 전훈영은 664점으로 13위를 했다. 남수현은 종전 올림픽 기록을 8점 경신했다. 랭킹 라운드 1위를 한 임시현은 개인전 토너먼트 첫판에서 최하위인 64위 알론드라 리베라(푸에르토리코)를 상대한다.

한국 시간으로 27일 오전 2시 30분 열리는 대회 개회식에 앞서 열린 이날 랭킹 라운드에서 한국 여자 양궁은 세계 최강다운 경기력을 다시 한 번 보여 줬다. 세 선수 모두 올림픽 출전 경험이 없다는 게 약점으로 지적됐으나 랭킹 라운드부터 첫 단추를 잘 끼웠다. 세 선수의 합산 점수(2046점) 역시 올림픽 기록으로 한국은 단체전에서도 1번 시드를 받았다.

이날 임시현은 자신이 한국 여자 양궁의 ‘신궁’ 계보를 잇는 선수라는 걸 다시 한번 알렸다. 모두 72개의 화살을 쏘는 랭킹 라운드에서 임시현은 48개를 10점 과녁에 명중시켰다. 지름 6.1cm의 과녁 정중앙인 엑스텐(X-10)에 꽂은 화살도 21개나 됐다. 임시현은 11엔드까지 635점을 쐈다. 세계 기록을 세우려면 마지막 6발에서 58점을 더해야 했다. 임시현은 긴장감 속에서도 10점 5개, 9점 1개를 쏘며 종전 기록을 가뿐히 넘었다.

임시현의 마지막 72번째 화살이 9점에 꽂히는 순간 한국 선수단뿐 아니라 주변에 있던 네덜란드, 인도네시아, 멕시코 선수들도 일제히 박수를 보내며 세계 기록을 축하했다. 최종 점수를 확인한 장내 아나운서가 “뉴 월드 레코드(New World Record)”라고 외치자 경기장에 있던 모든 선수가 박수와 함께 환호를 보냈다.

3명의 한국 선수 중 가장 높은 순위에 오른 임시현은 이번 대회 혼성전 출전 자격도 얻어 3관왕을 노릴 수 있게 됐다. 혼성전이 처음 생긴 2021년 도쿄 대회에선 안산이 올림픽 양궁 역사상 첫 3관왕에 올랐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3관왕 임시현은 “좋은 기회를 얻게 돼 감사하다. (3관왕) 기회가 생긴 만큼 이 기회를 꼭 잡을 수 있도록 남은 경기에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처음 출전하는 올림픽이라 긴장을 많이 했다. 그만큼 최선을 다해 준비했으니까 ‘좀 즐겨 보자’ 하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했다”며 “이제 시작일 뿐이다. 앞으로 남은 경기에서 더 잘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부담감보다는 자부심을 갖고 단체전 10연패에 도전하겠다”고 했다. 한국 여자 양궁은 올림픽에 단체전이 도입된 1988년 서울 대회부터 2021년 도쿄 대회까지 9연패를 달성했다.

남수현은 “언니들이 옆에서 너무 잘 쏘고 있어서 피해만 끼치지 말자고 생각했다. 언니들과 함께 올림픽 기록을 세우게 돼 영광”이라고 말했다. 전훈영도 “랭킹 라운드에서는 그동안 연습했던 것처럼 편하게 임했다. 단체전에서는 더 집중해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한국 여자 양궁 대표팀 남수현 전훈영 임시현(왼쪽부터)이 25일 파리 올림픽 여자 양궁 랭킹 라운드를 마친 뒤 과녁 앞에서 기념사진을 남기고 있다. 3명은 팀 합산 점수 2046점을 기록해 이 부문 올림픽 기록을 새로 썼다. 종전 기록은 역시 한국이 갖고 있던 2032점이다. 파리=뉴스1

여자 단체전은 개회식 브레이크로 인해 28일 열린다. 단체전 결승은 29일 0시 11분으로 예정돼 있다. 앵발리드 경기장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8000석의 관중석이 마련됐다. 홍승진 양궁 대표팀 총감독은 “지금 우리 선수들의 컨디션이 최고조다. 많은 관중이 들어와 함성이 클수록 더 좋다”며 “지금처럼만 쏜다면 남녀 모두 무난히 금메달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리=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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