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아트 사커 지단? 육상 지존 페레크?… 성화 밝힐 주자 누구

입력 | 2024-07-26 03:00:00

[2024 파리 올림픽]
우주인 페스케-영화 감독 오마르
‘2015 파리 테러’ 생존자도 후보



지단



기다려도 기다려도 안 나온다. 그래서 ‘개회식 성화 점화자라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것’이라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아트 사커의 마에스트로’ 지네딘 지단(52) 이야기다.

올림픽 성화 봉송 때는 개최국 스포츠 스타가 총출동하게 마련이다. 그런데 지단은 아직도 파리 올림픽 성화 봉송을 맡은 적이 없다. 좋은 기회도 있었다. 그리스 아테네에서 채화된 올림픽 성화는 범선을 타고 마르세유항을 통해 프랑스로 들어왔다. 지단은 마르세유에 정착한 알제리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났다. 성화를 배에서 프랑스 땅으로 내리는 역할을 지단이 맡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던 이유다. 지단은 이 성화 상륙식에 아예 참석도 하지 않았다.

미국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는 “이슬람교 신자인 지단에게 성화 점화를 맡기는 것이야말로 프랑스의 ‘톨레랑스(관용)’ 정신을 증명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했다. 안방에서 열린 1998년 월드컵 때 프랑스에 우승 트로피를 안겼던 지단이 이번 올림픽 개회식에서 성화대에 불을 붙이면 축구 선수 출신 역대 1호 올림픽 성화 점화자가 된다.

페레크

1992년 바르셀로나(1개)와 1996년 애틀랜타(2개) 올림픽에서 금메달 총 3개를 딴 육상 단거리 스타 마리조제 페레크(56)도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페레크는 서인도제도에 있는 프랑스령 과들루프에서 이민 온 흑인 여성으로 ‘완전히 열린 대회’를 표방하는 이번 올림픽을 상징하기에 적합한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페레크는 5월 칸 영화제 기간에 이미 성화 봉송을 맡은 적이 있다. 다만 토니 에스탕게 파리 올림픽 조직위원장이 “성화 봉송 주자였던 사람도 점화자 후보에서 제외하지 않겠다”고 밝힌 만큼 페레크에게도 기회는 열려 있다.

스포츠 스타가 아닌 인물 가운데서는 396일 동안 우주에 머물렀던 토마 페스케(46), 프랑스와 미국 할리우드를 오가며 활동하는 영화 감독 겸 배우 오마르 시(46), 이슬람 극단주의 집단에 130명이 목숨을 잃은 2015년 11월 파리 테러 당시 생존자 등도 후보로 꼽히고 있다. 개회식 주요 테마가 다양성인 만큼 여러 명이 점화를 맡을 수도 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