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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걷지도 못하는데”…부축받던 노인, 차 몰고 떠나 [e글e글]

입력 | 2024-07-26 09:59:00


부축을 받는 노인이 차량에 탑승하는 모습.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캡처

‘시청역 참사’로 고령 운전자에 대한 면허 소지 논란이 재점화된 가운데 부축을 받으면서도 정상적인 보행이 어려운 노인이 차를 모는 모습이 공개됐다.

지난 24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할 말이 없게 만드는 운전자’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해당 영상은 지난 12일 경기 성남시 중원구 단대전통시장 앞 도로에서 촬영됐다.

블랙박스 영상을 공개한 차주 B 씨 측은 빈자리에 주차하고자 대기하다가 이같은 장면을 목격했다고 설명했다.

영상에는 한 손엔 지팡이를 들고 다른 한쪽은 부축을 받고 있는 고령의 남성 A 씨가 등장한다. 주차해 놓은 차량으로 부축을 받으며 이동하는 모습이다.

A 씨는 거동이 불편했던 탓에 약 5m를 이동하는데 2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됐다고 한다.

A 씨는 어지러운 듯 중간중간 고개를 숙이거나, 거동이 힘에 부치는 듯 몸을 떨기도 했다. 특히 운전석에 올라탈 때는 다리를 심하게 떨다가 이내 중심을 잃고 운전석 방향으로 넘어지는 모습이 포착됐다.

A 씨를 부축해 준 남성은 A 씨의 짐을 뒷좌석에 실어줬고, 이후 A 씨는 차를 몰고 자리를 떠났다.

부축을 받는 노인이 차량에 탑승하는 모습.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캡처

해당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데 운전을 한다고요?”, “저 동네 안 사는 게 천운인가”, “저러다 큰 사고 나겠다”, “너무 위험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일부 누리꾼들은 고령화로 넘어간 한국 사회가 직면할 문제라며 대책을 요구했다. 이들은 “다가오는 고령화 사회, 올바른 운전 문화 인식 수준은 어디까지일까 걱정된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것이다. 저런 노인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텐데 걱정”, “고령 운전자들 면허 갱신과 관련한 정책을 다시 짜야 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만 65세 이상 운전자가 낸 교통사고는 해마다 증가해 2020년 3만 1072건에서 2023년엔 3만 9614건으로 3년 새 27.5%(8542건) 증가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내년에 65세 이상 운전자가 498만 명이 될 것으로 추산했다.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