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4.7.26/뉴스1
26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최민희 과방위원장과 이 후보자가 인신공격성 발언을 두고 또다시 충돌했다. 이 후보자 청문회는 자료 제출이 미흡하다는 이유로 사흘째 이어지고 있다.
이 후보자는 이날 청문회에서 “민노총 조합원들이 압도적으로 MBC를 좌지우지, 지배하고 있다”며 “민노총 조합원들이 80~90% 차지하는지 이유가 있지 않느냐고 어떤 위원께서 조합원에게 질문했는데 제 생각에는 민노총 노조가 공정하고 정의롭게 때문이 아닌 사실상 힘에 의한 지배”라고 주장했다.
또 김장겸 전 MBC 사장(현 국민의힘 의원)이 정치부장 시절인 2012년 MBC 뉴스에 보도된 내용으로 인해 2017년 사장직에서 해고된 것을 두고 이 후보자는 “(뒤늦게 징계하는 것은) 드문 경우”라며 “5년이 지난 다음에 5년 전 기사를 꺼내 검증 후 징계하는 건 정치 보복”이라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이 후보자의 발언이 끝나자마자 “어제 그렇게 물은 게 나다”라며 “살다 살다 저런 궤변은 처음 들어 본다”고 불쾌해 했다. 최 위원장은 “(조합원) 89%가 악마인가? 그건 아니다”라며 “사내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정치 보복이라는 단어를 쓰는 것은 후보자의 뇌 구조의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곧바로 “뇌 구조에 대해 말한 부분에 대한 사과를 원한다”고 요구했다. 최 위원장은 “뇌 구조가 이상하다고 생각한다는 건 사과할 일이 아니다”라며 이를 거부했다. 이 후보자는 재차 “뇌 구조가 이상하다는 게 어떤 뜻인가. 제 뇌 구조에는 이상이 없다”고 맞받았다. 여당도 최 위원장 발언에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하지만 최 위원장은 “89% 노조원을 악마화하는 것은 문제 있다”고 소리쳤다. 이 후보자는 손을 들고 “제 뇌 구조에 어떤 이상이 있는지 말해달라”고 수차례 항의했지만, 최 위원장은 “국회법에 따라 위원장에 허가를 득하지 않은 태도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한다”며 상황을 정리했다.
지난 24일 최민희 위원장이 이진숙 후보자에게 귓속말을 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앞서 지난 24일 인사청문회 첫날 최 위원장은 증인 선서를 마친 이 후보자에게 귓속말로 “저와 싸우려 하시면 안 된다”고 속삭였다. 이튿날인 25일에는 이 후보자가 설명 과정에서 자료 사진을 들어 올리자 최 위원장은 “그것 내려라. 지금 피켓 투쟁하냐”고 했다. 여당 의원들이 이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처음 치르는 탓에 절차를 몰랐다는 취지로 해명하자 최 위원장은 “인사청문회를 처음 받아서 그런 것이니 (후보자를) 가르치면서 하라고 하는데 이 후보자는 나이가 몇 살이냐”고 물었다. 이 후보자는 “개인정보”라며 답변을 거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