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법사위원장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장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발의 요청’ 국민동의 청원 관련 2차 청문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4.7.26/뉴스1
“알겠습니다. 불법임을 보여주기 위해 나갔다가 들어오겠습니다.”(국민의힘 송석준 의원)
26일 국회 법사위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청원 2차 청문회’에서 정 법사위원장의 고성에 송 의원이 이같이 받아치면서 실제 회의장을 나가자 여야 법사위원들 사이에선 웃음이 터져 나왔다.
1차 청문회 이후 일주일 만에 열린 2차 청문회에서도 새로운 증거나 주장보다는 청문회의 위법성을 둘러싼 여야의 감정 섞인 설전만 반복됐다. 민주당은 “명품백을 받은 김건희 여사는 알선수재·뇌물죄 대상”이라고 기존 주장을 펼쳤고 국민의힘도 “김 여사의 불출석은 정당하다. 위법 청문회를 중단하라”고 거듭 반박했다.
● 與 “코미디 같은 청문회, 국민들 보고 있다”
여야는 청문회 시작부터 증인 불출석과 청문회의 위법성을 둘러싼 난타전을 이어갔다. 정 법사위원장은 “(김 여사와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 등) 무단으로 불출석한 증인 13명에 대해 고발 등 상응하는 책임을 반드시 물을 것”이라며 “‘김건희 특검법’ 입법 청문회에서 다시 증인으로 채택하는 안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했다. 이에 맞서 법사위 여당 간사인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은 “증인들이 불법적으로 열린 청문회의 부당성을 항의하며 정당하게 불출석한 것”이라고 두둔했다.
최재영 목사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즉각 발의 요청에 관한 청원 관련 2차 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4.7.26/뉴스1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곧장 반박 입장문을 내고 “한 대표는 김 여사와 어떠한 인사 문제도 논의한 사실이 없다”며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당은 “최 목사의 증언대로라면 이는 심각한 국정농단”이라며 “대통령실은 책임 있게 해명하라”고 촉구했다.
● 용산 찾아간 野…與 “선동용 정치쇼”
김승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를 비롯한 야당 의원들이 26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관저 인근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 청문회 불출석 규탄 및 출석 촉구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4.7.26/뉴스1
여당 법사위원들은 국회에서 맞불 기자회견을 열고 “선동용 정치쇼를 그만하라”며 “김 여사 모녀 등을 불러 공개적으로 망신 주고 북한식 인민 재판을 하려던 계획이 틀어지자 기다렸다는 듯 용산으로 몰려갔다”고 비판했다.
안규영 기자 kyu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