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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회비빔밥’ 찾던 낭랑 17세 반효진… 한국에 첫 메달 낭보 ‘대형사고’ 친다

입력 | 2024-07-27 01:40:00

[PARiS 2024]
여갑순-강초현 이은 ‘여고생 명사수’
오늘 10m 공기소총 혼성종목 출전
타고난 천재성에 특별한 ‘멘털’ 강점



파리 올림픽에 출전하는 한국 선수 중 최연소인 반효진(17)은 27일 사격 10m 공기소총 혼성 종목에서 최대한과 짝을 이뤄 한국 선수단 첫 메달에 도전한다. 사진은 반효진이 프랑스 샤토루 슈팅센터에서 연습하는 모습. 샤토루=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한국 여자 사격엔 여고생 소총 명사수 계보가 있다. 여갑순은 고교 3학년이던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다. 강초현도 고3이던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파리 올림픽에 출전하는 한국 선수 143명 중 최연소인 반효진은 여갑순과 강초현의 뒤를 이을 선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17세인 반효진은 대구체육고 2학년이다.

반효진은 파리 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단에 첫 메달을 안길 후보다. 반효진은 세 살 위 오빠 최대한과 짝을 이뤄 27일 오후 4시 프랑스 샤토루 슈팅센터에서 열리는 10m 공기소총 혼성 종목에 출전한다. 같은 날 오후 5시 30분 동메달 결정전이, 이어 금메달 결정전이 열린다.

반효진은 사격에 입문한 지 3년 만에 태극마크를 달았다. 중학교 2학년이던 2021년 같은 학교 사격부 친구를 따라 총을 처음 잡았다. 그 전엔 놀이공원이나 오락실 같은 곳에서도 총 한번 쏴 본 적 없었다. 그리고 한 달 조금 지나 출전한 대구시장배 대회에서 1위를 했다. 반효진은 사격 재능을 타고났고 승부가 일상인 선수로서의 멘털도 매우 강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마음을 비우는 게 중요한 사격 종목 특성상 천진난만한 그의 성격이 경기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파리 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이 대표적인 사례다. 한 발만 삐끗해도 탈락할 수 있는 순간 반효진의 입에선 “빨리 끝내고 육회비빔밥 먹고 싶다”는 말이 나왔다. 국가대표 최종 선발전에서 반효진은 632.2점이란 높은 점수로 선배들을 제치고 1위를 했다. 많은 선수가 힘들어하는 진천선수촌 생활을 두고서도 그는 “식당 밥이 너무 맛있었다. 먹을 게 많아서 선수촌이 너무 좋다”고 했다.

이런 타고난 재능과 성격 덕에 반효진이 이번 올림픽에서 ‘대형 사고’를 칠 수도 있다는 기대 섞인 전망이 나온다. 반효진은 6월 국제사격연맹(ISSF) 월드컵 10m 공기소총에서 2위를 했다. 1위와 0.1점 차이였다. 반효진은 파리 올림픽 혼성 경기와 10m 공기소총에도 나선다. 그는 “경기를 할 땐 겸손하면서도 ‘다른 선수도 별것 아니다’ 하는 생각을 함께 한다. 올림픽 첫 메달 기회를 꼭 잡고 싶다”고 했다.

한국 사격대표팀은 반효진-최대한 조와 함께 박하준-금지현 조도 혼성 종목에 출전해 메달을 노린다. 애초엔 남녀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각각 1위를 한 반효진과 박하준이 짝을 이룰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파리 도착 후 현지 적응 훈련을 하는 과정에서 조 구성을 바꾸는 게 낫겠다고 코치진이 판단했다.



파리=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