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 외교장관 라오스서 회담 趙 “한반도 긴장 고조, 전략적 소통을”… 王 “한반도서 전쟁과 혼란 원치 않아” 中, 韓과 한달새 3번째 고위급 교류… “北-러 밀착에 불편함 내비쳐” 평가
조태열 외교부 장관(왼쪽)이 26일(현지 시간) 라오스 비엔티안 내셔널컨벤션센터(NCC)에서 열린 한중 양자회담에서 왕이(王毅)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장관)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비엔티안=뉴스1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26일(현지 시간) 왕이(王毅) 중국 공산당 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장관)과 만나 새 조약까지 체결하는 등 밀착한 북-러 관계에 대해 “엄중한 우려”를 표명했다. 이날 중국 외교부가 공개한 회담 자료에 따르면 왕 부장은 조 장관에게 “중국은 한반도에서 전쟁과 혼란이 발생하는 걸 원하지 않고 모든 관련 당사자가 공동으로 건설적인 역할을 발휘해 상황을 완화하고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을 추진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이날 한국 외교부에 따르면 조 장관과 왕 부장은 라오스 비엔티안 국립컨벤션센터(NCC)에서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외교장관회의 참석을 계기로 40여 분간 회담했다. 조 장관은 “최근 북한의 복합적인 도발과 북-러 밀착으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이라며 “양국 간 전략적 소통 강화가 그 어느 때보다 긴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중국 측의 건설적 역할도 당부했다. 왕 부장은 “중국의 대(對)한반도 정책에 변함이 없다”며 “건설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
중국은 이날 기존 입장을 반복했지만 최근 한 달 새 우리와 세 차례나 고위급 교류에 나선 자체가 북-러 밀착에 대한 불편함을 내비친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중국은 지난달 19일 한중 ‘2+2’ 외교안보대화 당시엔 “북-러 간 교류가 역내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길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중국 외교부는 조 장관이 회담에서 “‘하나의 중국’을 존중하는 한국의 입장에 변함이 없고 대만이 중국의 핵심이익이라는 점은 분명하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조 장관의 이 발언은 한국 외교부 발표엔 담기지 않았다. ‘하나의 중국’은 중국이 상대국에 이를 원칙으로 지키면서 대만을 국가로 인정하지 말라고 요구하는 취지에서 사용해 온 표현이다. 이날 조 장관은 가미카와 요코(上川陽子) 일본 외상과도 48분 동안 회담을 갖고 북-러 밀착 우려를 공유했다.
비엔티안=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