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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현 2인체제 편법 안돼” 與 “식물 방통위 만들려 해”

입력 | 2024-07-27 01:40:00

[초유의 ‘방통위원 0명’]
야권 강행 처리 방통위법 개정안, 4인이상 ‘의사정족수’ 규정 신설
공영방송 이사 증원-외부추천 확대… ‘방송 3법’ 놓고도 입장차 여전히 커
野 “정치입김 배제” 與 “영구 장악법”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이 26일 국회 본회의에서 강행 처리한 방송통신위원회 설치법 개정안은 방통위원 전체 5명 중 4명 이상이 출석해야 회의를 열수 있도록 한 ‘의사정족수’ 규정을 신설하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현행법으로는 2명 이상의 요구만 있으면 회의를 열 수 있다. 방통위는 위원장을 포함해 5인 체제로 이뤄진다. 이 중 위원장을 포함해 2명은 대통령이 지명하고 위원 3명은 여당이 1명, 야당이 2명을 각각 추천한다. 여야 갈등 속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대통령 몫 방통위원 2인 체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이 “정부·여당이 5인 체제의 방통위를 편법으로 2인 체제로 운영하는 것을 막기 위한 개정”이라고 주장하는 배경이다. 해당 법안을 대표 발의한 민주당 한준호 의원은 “현재 방통위 회의가 대통령이 지명한 2인 위원의 출석, 의결로 중요 의사 결정이 이뤄지고 있다”며 ‘4인 의사정족수’ 필요성을 주장했다. 정부 여당 몫의 소수 방통위원들이 공영방송 업무 등을 좌지우지하고 있는 현 상황을 막겠다는 취지다.

반면 국민의힘은 개정안 강행 처리에 대해 “민주당이 ‘식물 방통위’를 만들려는 목적”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개정안에 따르면 야당 몫 2명의 방통위원만 반대해도 방통위 회의를 전혀 열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방통위가 2인 체제로 편법 운영된다’는 민주당 주장에 대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여당 간사인 국민의힘 최형두 의원은 “정부가 여러 차례 요청해도 야당이 방통위원 추천을 하고 있지 않은 탓”이라며 “2인 체제 운영은 야당 몫 위원만 추천돼도 해결되는 문제”라고 반박했다.

야권이 이달 말까지 순차적으로 본회의에 상정하기로 한 방송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 역시 여야 간 입장 차가 크다.

방송3법은 공영방송 이사진 수를 KBS는 11명에서 21명으로, MBC와 EBS는 9명에서 21명으로 증원하고, 현행 방통위가 쥐고 있는 이사 추천 권한을 미디어 관련 학회, 방송기자연합회·PD연합회·방송기술인연합회, 시청자위원회 등 외부로 확대하는 것을 뼈대로 한다.

민주당은 “공영방송 이사 선임 과정에서 정치적 입김을 배제하고, 이사진 구성에 현업 종사자의 대표성과 학계 의견을 민주적으로 반영하기 위한 것”이라고 법안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이를 통해 방송의 공영성을 높일 수 있다고 것. 민주당 관계자는 “방송을 시청자에게 돌려야 한다는 진보 진영과 시민사회의 오래된 요구를 반영한 법안”이라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공영방송 영구장악법”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국민의힘 박대출 의원은 “민노총 언론노조가 MBC와 KBS, EBS를 통째로 그리고 영원히 지배하게끔 대못을 박는 입법”이라며 “영구적인 방송 장악을 통해 국민의 세금으로 특정 집단의 철밥통을 만들어 주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방송3법이 친민주당 성향 단체 인사들이 공영방송 이사진으로 진입하게 만든다는 취지다. 여당은 해당 법안들이 통과되면 대통령에게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요청할 계획이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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