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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언제 주나, 이러다 다 죽어” 티메프 6만 영세업체 절규

입력 | 2024-07-27 08:08:00

26일 서울 강남구 티몬 신사옥에서 ‘판매 대금 미정산 사태’로 피해를 입은 소비자들이 환불 현장 접수를 위해 기다리고 있다. 앞서 지난 25일 위메프에 이어 환불을 요구하는 소비자들이 티몬 본사 점거에 들어갔으며 26일 새벽 권도완 티몬 운영사업본부장의 환불 입장이 표명된 후 티몬이 환불 현장 접수 및 환불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4.7.26/뉴스1


“8월에 돈을 못 받으면 파산입니다. 이제 끝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직원 5명에게 곧 퇴사를 알리고 사비로 퇴직금을 만들어 주려고 합니다.”

2021년 티몬에 입점해 가전제품을 판매해 온 A씨는 정산금을 받지 못해 파산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그가 티몬으로 받아야 할 정산금은 약 18억원에 달한다.

‘판매 대금 미정산 사태’ 수습에 나선 티몬과 위메프가 환불을 시작했지만, 소비자들 환불도 턱없이 부족한 상태다. 플랫폼에 입점한 6만여 영세 소상공인들에 대한 ‘대금 정산’은 언급조차 되지 않고 있다.

이들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입한 소비자들은 ‘선량한 피해자’이기에 환불조치를 우선 취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방침엔 이견이 없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경우 피해 금액이 생계를 흔드는 수준은 아닌 반면, 영세 입점업체들은 대금 정산이 하염없이 미뤄지면서 파산위기에 직면하는 등 생사의 갈림길에 섰다고 주장한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티몬과 위메프는 전날부터 제품을 구입한 고객에게 환불하고 있다.

한발 먼저 환불을 시작한 위메프는 고객 2000여명의 여행상품 등을 환불했다. 티몬은 약 환불금으로 30억 원을 마련했다고 공지한 상태다.

위메프와 티몬은 책임지고 환불 조치하겠다며 고객들을 안심시키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턱없이 부족한 자금과 처리 속도로 질타가 이어지고 있다.

금융감독원 조사에 따르면 티몬과 위메프의 미정산액은 1700억 원에 달한다.

문제는 대금 지급이 하염없이 미뤄지고 있는 입점업체들이다. 티몬과 위메프에 입점한 업체 중 90% 이상이 영세 소상공인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 수는 약 6만 명으로 추산된다.

영세 입점업체들은 ‘생계가 달린 문제’라며 절박함을 호소하고 있다.

소비자 환불이 우선시되다 보니 정산 순번은 아예 나오지도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정부가 나서도 돈을 받기 어려울 수 있다는 공포감이 영세 입점업체들에게 드리우고 있다.

실제 중소벤처기업부 산하기관인 중소기업유통센터를 통해 위메프에 입점한 소상공인 중 42개 사가 약 26억원의 판매대금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나마 사태를 사전에 인지한 중기부는 위메프에 입점한 소상공인 40개 사의 지연대금 20억원을 대신 회수해 구제한 바 있다.

티몬에서 제품을 판매 중인 한 소공인은 유명 셀러 커뮤니티에 “이미 소비자와 판매자가 다 떠나고 있는데, (티몬이)돈을 어디서 마련해 정산을 해주겠다는 것인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또 다른 판매자는 “상품기획자(MD)에게 물어보니 순차적으로 처리(정산)할 예정인데, 언제 될 지는 알 수 없다고 했다”라며 “기약 없는 기다림에 피가 마른다”고 토로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