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이 정점식 정책위의장. 2024.07.16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친한과 친윤 진영이 대립하는 이유는 정 의장 거취에 따라 ‘한동훈 지도부’ 과반이 친한이냐, 친윤이냐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당 최고 의사 결정 기구인 당 최고위원회는 총 9명으로 구성된다. 한 대표와 친한계인 장동혁 진종오 최고위원, 곧 임명될 지명직 최고위원에 더해 친한 인사를 신임 의장에 앉혀야 과반이 확보된다. 추경호 원내대표와 김민전 김재원 인요한 최고위원 등 4명은 친윤으로 분류된다.
28일 한 대표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친윤계에서 정 의장을 그대로 두라는 건 표결 때마다 한 대표를 컨트롤 하고 발목 잡겠다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다른 친한계 의원은 “당헌당규 25조에 당 대표가 당직 임면권과 추천권을 가진다고 명시돼 있다”고 밝혔다.
특히 친윤 진영은 “당헌 68조에 정책위의장 임기가 1년으로 보장돼 있고, 임명도 당 대표가 원내대표와 협의하도록 돼 있다”고 주장한다. 정 의장은 5월 추경호 원내대표 취임 직후 임명됐다. 정 의장도 “당헌당규상 임기가 보장돼 있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친한계에선 “정 의장이 자진 사퇴해 물꼬를 터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 대표 지지자들은 정 의장 페이스북 등을 찾아 “자진 사퇴하라”는 댓글 공세를 가하고 있다. 이에 정 의장은 페이스북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일부는 추 원내대표 페이스북에도 “정 의장을 사퇴시켜라”는 글을 남겼다. 이에 친윤계인 장예찬 전 청년최고위원은 “한 대표의 강성 팬덤인 ‘한딸’이 악플 테러를 한다”며 “제2의 개딸 노릇을 한다면 한 대표가 직접 나서서 자제시켜야 한다”고 했다.
한 대표 측은 “당직 전체가 공석이라 과정하고 백지 상태로 인선안을 짜고 있다”고 밝혔다.
한 대표는 이르면 29일 최고위에서 당 살림을 책임지는 사무총장 인선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