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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바다에 ‘저염분 물 덩어리’ 밀려온다

입력 | 2024-07-29 03:00:00

중국 집중호우로 양쯔강 물 유입
소라-전복 등 어족자원에 치명적
도, 대책 회의 열고 관측조사 실시



고수온·저염분 물 덩어리를 관측하는 무인해양장비. 제주도 제공



중국 남부지방 집중호우로 양쯔강 물이 바다로 대량 흘러들어 오면서 제주 바다가 ‘고수온·저염분 물 덩어리’를 걱정하고 있다. 소라와 전복, 광어 등 어족자원에 큰 피해를 주기 때문이다.

28일 제주도에 따르면 29일 고수온·저염분 물 덩어리(고수온 28도 이상, 저염분 26psu 이하)가 마라도 남서부 약 30km 인근 해역에 유입될 것으로 예상됐다. psu(실용 염분 단위)는 바닷물 1kg에 녹아 있는 염류의 양(g)을 말하는데, 평년 여름 제주 바다의 염분 농도는 30∼31psu다.

고수온·저염분 물 덩어리가 제주에 유입되는 이유는 이달 초부터 중국 남부지방에 쏟아진 집중호우로 양쯔강 유출량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제주도에 따르면 이달 26일 기준 중국 양쯔강 하구에서 초당 5만8000t의 물이 바다로 흘러들고 있으며, 이는 평년 유출량(약 4만7000t)을 크게 웃돈다.

고수온·저염분 물 덩어리는 어족자원에 큰 피해를 준다. 먼저 저염분 물 덩어리에 노출된 어류는 삼투압 조절과 간 기능이 저하돼 심할 경우 폐사에 이른다. 실제 1996년에 19∼25psu의 저염분수가 제주 서부 연안 마을 어장에 유입돼 소라, 전복 등 총 184t이 폐사해 약 59억 원의 피해가 발생한 바 있다. 또한 바다 수온이 높아지면 용존 산소율(물속에 녹아 있는 산소의 양)이 떨어져 양식 넙치에게 치명타를 입힌다. 작년 여름 제주도 내 양식장에선 높은 수온에 생리적 기능을 상실한 넙치 93만1000마리가 폐사해 46억 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이와 관련해 제주도는 26일 제주도 제2청사 자유실에서 대책 회의를 여는 한편 28일에는 제주 남서부 해역에 대한 관측 조사를 실시했다. 강승향 제주도 해녀문화유산과장은 “제주 연안에 저염분수가 유입될 경우 마을 어장 피해가 예상된다”면서 “지구별 수협과 어촌계에서는 수산생물 생육 상태에 주의를 기울이면서 저염분수 관측 정보에 관심을 가져 달라”고 당부했다.



송은범 기자 seb1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