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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도시철도 2호선, 수소트램 시대 연다

입력 | 2024-07-29 03:00:00

대전시-현대로템, 차량 제작 계약
1회 충전으로 200㎞ 이상 운행
화재 위험 적은 LTO 배터리 사용
2028년 말 정식으로 개통 예정



대전시는 2028년 개통 예정인 도시철도 2호선에 투입될 수소트램 차량 제작이 시작됐다고 28일 밝혔다. 사진은 현대로템에서 제작 중인 수소트램 차량 예상도. 대전시 제공



대전시와 현대로템이 대전도시철도 2호선에 투입될 2934억 원 규모의 수소트램 차량 제작 계약을 체결했다. 1996년 대전도시철도 2호선 사업 기본계획을 정부가 승인한 뒤 28년 만에 차량 제작에 착수하는 셈이다.

28일 시는 현대로템과 검수, 신호 시스템을 포함한 수소트램 34편성 제작에 2934억 원 규모의 계약을 최종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은 작년 11월 수소트램으로 사업 방식이 결정된 후 기획재정부 총사업비 조정 결과를 반영해 4월 조달청 나라장터 시스템에 입찰 공고됐으며 협상에 의한 계약 방식으로 진행됐다. 국내 2개 제작사가 경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됐으나 6월 11일 개찰 결과 현대로템이 단독으로 최종 입찰에 참여했다. 이후 전문가 10명으로 꾸려진 평가위원회에서 제안서를 평가하고, 시는 기술과 가격 협상을 했다. 최종 금액인 2934억 원은 도시철도 2호선 총사업비 1조4782억 원 중 차량 제작비로 책정돼 있던 3104억 원보다 170억 원(5.4%) 저렴하다.

대전도시철도 2호선에 투입될 예정인 수소트램은 순수 국내 기술로 제작된다. 현재 국가 연구개발(R&D) 과제를 통해 주요 부품 기술 개발, 성능 평가, 5000km 운행 등 실증이 완료됐다. 대전 수소트램은 수소와 공기 중 산소의 화학 반응을 통해 만들어진 전기를 사용해 모터로 구동되며 1회 충전으로 200km 이상 운행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소트램의 핵심 기술인 수소연료전지 스택(묶음)으로 전기를 만드는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같은 오염물질 배출이 없고 공기 중 미세먼지를 정화해 하루 운행만으로 약 11만 명이 1시간 동안 쓰는 청정공기를 생산해 대기질 개선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차량 측면 유리에는 노선 정보 등을 표시하는 55인치 투명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4대와 청각장애인이나 난청인, 고령자 등이 소음에 상관없이 안내방송을 뚜렷하게 들을 수 있는 무선 송출장치인 히어링 루프 등 편의 장치가 설치된다. 배터리는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리튬폴리머 대신 화재 위험이 적고 수명이 긴 리튬티탄산화물(LTO) 배터리를 쓴다.

대전도시철도 2호선 트램 총길이는 38.8km로 세계에서 가장 긴 무가선 노선이다. 무가선은 별도의 전기선 없이 배터리 등으로부터 전력을 공급받아 열차가 움직이는 방식이다. 시는 2026년 하반기(7∼12월) 1편성 반입을 시작으로 2028년 상반기(1∼6월)까지 순차적으로 수소트램 34편성을 납품 받는다. 이후 6개월 동안 종합시험운행을 하며 성능과 안전성을 검증한 뒤 2028년 말 정식 개통할 계획이다. 10월에 착공하는 대전도시철도 2호선 트램 건설 사업은 현재 실시설계를 마치고 정부의 최종 사업계획 승인 전 교통영향평가 등 행정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김태영 기자 liv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