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들, 팬덤 등에 업고 무대 데뷔-복귀 샤이니 민호 첫 도전… 티켓 웃돈 거래 “박성훈 보자” 연극 끝난 뒤에도 북적 전도연 ‘벚꽃동산’ 30회 공연에 4만명… 티켓 최고가 12만원, 1년새 9%P 뛰어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 최민호
28일 한 티켓 양도 플랫폼에서 이런 매도 글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룹 샤이니 출신 가수 겸 배우 최민호가 출연하는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의 표를 팔겠다는 것인데, 원래 티켓값이 6만6000원인 것을 감안하면 4배 이상의 가격을 부른 것. 실제 거래 가격은 보통 2배 정도에서 형성되고 있었다.
이런 ‘웃돈’까지 형성된 것은 최민호가 이 연극을 통해 무대 연기에 처음 도전하기 때문. 좋아하는 스타를 가까운 거리에서 ‘직관’할 수 있는 기회를 잡으려고 팬들이 몰리는 것이다.
‘빵야’ 박성훈.
TV와 스크린 등에서 활동하던 배우들이 기존 팬덤을 등에 업고 무대에 데뷔하거나 복귀하는 추세가 증가하고 있다. 배우는 연기력을 직접 팬들에게 선보일 기회가 되고, 팬들은 스타의 숨결을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고, 제작자들은 흥행 확률을 높일 수 있어 3박자가 맞는다.
‘벚꽃동산’ 전도연
예술경영지원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공연된 국내 연극 중 티켓 판매액 1위에 오른 작품은 ‘셰익스피어 인 러브’였다. 배우 김유정, 정소민의 연극 데뷔작이자 김성철, 이상이 등 호화 캐스팅으로 이목을 모았던 연극이었다. 2위는 ‘오징어게임’의 박해수가 세계적인 스타가 된 뒤 무대로 돌아온 연극 ‘파우스트’였다.
공연제작사들은 제작비가 오르면서 장기 공연 또는 전석 매진으로 수지를 맞춰야 하는 상황이 되자 스타 캐스팅이 불가피한 요소가 되고 있다고 말한다. 한 제작사 관계자는 “타 장르 팬들이 유입되지 않는 이상 극장을 가득 메우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무대 데뷔작일 경우 팬덤 효과는 더 커지는 한편 배우의 출연료는 상대적으로 낮출 수 있다”면서 “배우는 연기자로서의 전문적 이미지를 강화하고 초심을 되찾는 긍정적 인상을 줄 수 있어 윈윈”이라고 했다. 한 공연계 홍보담당자는 “주최 측이 10번 홍보하는 것보다 스타가 개인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게시물 하나 올리는 것의 파급력이 훨씬 크다”고 했다.
‘엔젤스 인 아메리카’ 유승호
‘엔젤스 인 아메리카’ 고준희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