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동 음악 페스티벌 신고 잇따라 수용인원 2배 표 판매… 5명 호흡곤란 “출입구 통제, 나가지도 못하게 해” “이태원 참사에도 대책 미흡” 지적
27일 오후부터 음악 페스티벌 ‘보일러룸 서울 2024’가 열린 서울 성동구 성수동 에스팩토리에 인파가 밀집된 모습. 인파가 너무 많다는 신고가 이어지고 일부 관객이 호흡곤란을 호소하면서 소방당국이 공연을 중단 시켰다. 독자 제공
서울 성동구 성수동의 한 실내 공연장에 인파가 몰려 압사 위험이 커지자 소방 당국이 긴급하게 공연을 중단시키는 사태가 벌어졌다. 2022년 10월 29일 총 159명이 숨진 이태원 참사에도 불구하고 인파 밀집 장소에 대한 대책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우려가 나온다.
28일 0시 40분경 소방 당국에는 성수동 복합문화공간 에스팩토리의 음악 페스티벌 ‘보일러룸 서울 2024’에 사람이 너무 많이 몰렸다는 신고가 여럿 접수됐다. 이에 소방차 11대, 소방 인력 42명이 출동했고, 관객 5명이 호흡 곤란을 호소하는 것을 발견해 현장에서 회복시킨 뒤 귀가 조치했다. 소방 당국은 오전 1시경 공연을 강제 중단시켰다. 주최 측은 “경찰 및 소방 관계자들로부터 안전상의 이유로 공연 진행이 제재됐다”며 “티켓을 구매한 분들께는 전액 환불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이 공연은 전날 오후 9시경 시작해 원래 이날 오전 4시까지 이어질 예정이었다. 당시 현장에 있던 관객들은 좁은 공간에 인파가 몰렸으나 주최 측의 대응이 미흡했다고 비판했다. 직장인 백모 씨(32)는 “좁은 공연장에 수천 명이 몰리는데 (주최 측에서) 출입구를 통제하며 나가지 못하게 막아 공포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직장인 김지윤 씨(32)는 “건물을 빙빙 둘러 관객들이 장사진을 이룰 만큼 사람이 많았다”고 말했다. 일부 관객들은 피해 보상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현장을 촬영한 시민들의 영상에는 좁은 실내에 어깨가 다닥다닥 붙을 정도로 사람들이 꽉 들어찬 모습이 담겼다.
주최 측이 수용 가능 인원을 초과해 표를 판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공연이 열린 에스팩토리 D동의 수용 인원은 2000명인데, 주최 측은 총 4000장의 표를 판매했다. 이에 대해 “2000명은 좌석 기준으로 산정된 것이고 이번 공연은 입석(스탠딩)이라 이 기준을 적용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어 “현장에서 표를 구매하려는 인원도 상당수 몰려 혼란이 가중됐다”며 “안전요원을 90명가량 배치하는 등 안전관리에 최선을 다했다”고 주장했다.
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