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올림픽 시작부터 쏟아진 메달
이번엔 남수현-임시현-전훈영 金… 36년간 단 한번도 정상 내주지 않아
오예진, 女 공기권총 10m 깜짝 金… 오상욱, 男 펜싱 사브르서 한국 첫 金
총-칼-활… 한국 금메달 릴레이
한국 여자 양궁 대표팀의 임시현, 전훈영, 남수현(왼쪽부터)이 29일 파리 올림픽 단체전 결승전에서 중국을 물리치고 대회
10연패를 달성한 뒤 태극기를 펼쳐 든 채 관중석의 한국 응원단을 향해 손을 흔들며 기뻐하고 있다. 파리=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세계 최강’ 한국 여자 양궁이 올림픽 단체전 10연패를 달성했다. 양궁 단체전이 올림픽 정식 종목이 된 1988년 서울 대회부터 36년간 단 한 번도 정상을 내주지 않으며 ‘무적(無敵)’임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어펜져스(펜싱+어벤져스)’의 에이스 오상욱(28)은 한국 선수단에 파리 올림픽 첫 금메달을 안겼다. 한국의 대회 첫 메달과 두 번째 금메달은 사격에서 나왔다. 이번 대회에 한국은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50명) 이후 가장 적은 143명의 선수가 출전했다. 이 때문에 역시 몬트리올 대회(금메달 1개) 이후 가장 적은 금메달 5개 정도를 목표로 삼았는데 대회 개막 후 첫 주말 이틀간 금 3개, 은 2개, 동메달 1개로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내고 있다.
남수현(19) 임시현(21) 전훈영(30)으로 구성된 여자 양궁 대표팀은 29일 파리 올림픽 단체전 결승에서 중국과 세트 스코어 4-4로 비긴 뒤 슛오프 끝에 29-27로 승리를 거두고 10회 연속 정상에 올랐다. 세 선수 모두 올림픽 첫 출전이어서 경험 부족이 약점으로 거론됐었는데 태극 여궁사들의 ‘무적 DNA’를 자랑하며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올랐다. 이들 3명은 한국의 여름올림픽 통산 99번째 금메달을 따냈다.
오상욱은 28일 펜싱 남자 사브르 개인전 결승에서 파레스 페르자니(튀니지)를 15-11로 꺾고 정상을 차지했다. 한국의 이번 대회 첫 금메달이었다. 오상욱은 세계선수권대회와 아시아선수권, 아시안게임, 올림픽 개인전에서 모두 우승하는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한국 남자 선수가 사브르 개인전에서 올림픽 금메달을 딴 것도 오상욱이 처음이다. 종전 최고 성적은 김정환이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와 2021년 도쿄 대회에서 연속으로 남긴 동메달이다. 오상욱은 192cm, 몸무게 94kg의 큰 체구에도 발이 빠르다. 윙스팬(양팔을 벌렸을 때의 길이)도 205cm나 된다. 오상욱은 “몰랐는데 결승전이 끝나고 나서 얘기해 줘서 한국 선수단 첫 금메달이라는 걸 알았다. 그래서 내게는 더 큰 영광”이라고 했다.
오예진(19)은 이날 사격 여자 공기권총 10m 결선에서 금메달, 김예지(32)는 은메달을 땄다. 전날 열린 사격 공기소총 10m 혼성전에선 2000년생 동갑내기 박하준-금지현 조가 은메달을 따 한국 선수단에 대회 첫 메달을 기록했다.
김우민(23)은 28일 수영 남자 자유형 400m 결선에서 3분42초50의 기록으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수영 역대 5번째 올림픽 메달이다. 한국은 그동안 올림픽에서 4개의 메달을 땄는데 모두 박태환의 것이다. 박태환은 2008년 베이징 대회에서 2개(자유형 400m 금메달, 자유형 200m 은메달), 2012년 런던 대회 같은 종목에서 각각 은메달을 차지했다. 김우민은 “올림픽 메달을 따서 좋지만 동메달로 만족할 수 없다”고 했다.
파리=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