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5명 중 3명 퇴원 "건강 감안해 조사 속도 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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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봉화군 복날 살충제 음독 사건 발생 15일째를 맞아 수사팀은 건강을 회복한 피해 할머니들에게 대한 대면조사 착수 등 수사 포위망을 좁히고 있다.
29일 경북경찰청 수사전담팀 등에 따르면 지난 15~18일 농약중독 증세를 보이며 쓰러져 병원에 입원했던 60~80대 할머니 5명 중 3명의 건강이 회복돼 퇴원했다.
지난 25일 A(78·여)씨, 26일 B(65·여)씨가 퇴원한 데 이어 이날 오전 C(75·여)씨가 퇴원하면서 병원에는 2명만이 남게 됐다.
농약중독 증세로 쓰러졌던 할머니 3명의 건강상태가 크게 호전되면서 그동안 피해 주변인 수사에 집중했던 농약음독 수사가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수사전담팀 관계자는 “퇴원한 할머니들에 대한 조사를 일부 시작했다”면서 “할머니들의 건강회복 정도를 감안해 중간에 쉬었다가 진행하는 등 조사 속도를 조절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그동안 확보한 단서들의 감정을 의뢰해 그 결과를 기다리고 있고, 확인 중인 부분도 있다”며 “수사 결과물들이 나오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그동안 봉화 농약 중독사건의 실마리를 풀 유의미한 증거를 다수 확보했다.
현장감식을 통해 감정물 400여 점을 채취해 감정을 의뢰했고, 관련자 70여 명을 면담·조사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의 중요한 단서를 ’커피‘로 보고 있다.
피해 할머니 5명 중 4명은 모두 사건 당일인 지난 15일 봉화읍 한 음식점에서 보양식을 먹은 뒤 경로당으로 자리를 옮겨 커피를 마셨다.
하지만 지난 18일 마지막으로 병원에 입원한 할머니는 커피를 마시지 않았다는 주변인 진술도 확보했다.
경찰은 마지막으로 병원에 실려 간 이 할머니가 다른 피해자들과는 달리 추후에 농약 중독 반응을 보임에 따라 다른 경로를 통해 농약에 중독됐을 가능성도 열어두고 수사 중이다.
입원한 할머니들 위세척액에서는 살충제 성분인 에토펜프록스, 터부포스 등 유기인제가 검출됐다.
경로당 내 특정 용기에서도 살충제 성분이 검출했다.
경찰은 해당 용기에 농약이 들어간 경위 등을 집중 추적하고 있다.
피해 할머니 및 마을 주민들을 대상으로 DNA 검사도 진행했다.
피해 할머니 집도 수색했다. 해당 주택 주변 쓰레기 분리수거장을 비춘 폐쇄회로(CC)TV 영상도 확보해 분석 중이다.
경찰은 이번 사건이 과거 발생한 ’상주 농약 사이다 사건‘처럼 주민 간 갈등 관계에서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다각적으로 수사하고 있다.
[봉화=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