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비치 발리볼 국가대표 스티븐 반 더 벨트. 국제배구연맹 홈페이지
12세 소녀를 성폭행하고 복역한 범죄자가 2024 파리 올림픽에 출전해 논란이 되고 있다. 온라인에서 출전 금지 청원이 9만 건을 돌파했지만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선수 출전 여부는 각 국가에서 결정할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논란의 중심에 선 선수는 네덜란드 비치 발리볼 국가대표 스티븐 반 더 벨트(30). 그는 28일(현지 시간) 에펠탑이 보이는 파리 ‘스타드 투르 에펠’ 경기장에서 첫 올림픽 데뷔 경기를 치렀다. BBC는 “반 더 벨트가 경기장에 입장하자 야유 세례가 쏟아졌다”고 전했다. USA투데이는 “에펠탑 앞 아름다운 경기장에서 벌어진 추악한 경기”라고 꼬집었다. 반 더 벨트는 이날 경기에서 패했고 31일 다음 경기를 치른다.
반 더 벨트는 20살이었던 2014년 페이스북을 통해 알게 된 12세 영국 소녀를 성폭행했다. 그는 소녀를 만나기 위해 네덜란드에서 영국으로 날아갔고, 소녀의 부모님이 집을 비운 사이 성폭행한 뒤 네덜란드로 돌아왔다. 당시 반 더 벨트는 소녀가 12살이라는 사실을 명확하게 알고 있었다고 BBC는 전했다. 그는 4년 형을 선고받고 13개월 복역한 뒤 출소했다.
마크 애덤스 IOC 대변인은 반 더 벨트 출전에 대해 “10년 전에 발생한 범죄고 이후 선수가 재활 치료를 받았다. (다른 어린 선수들을 위한) 보호 조치도 마련돼 있다”고 밝혔다. 올림픽 출전 선수를 선발하는 것은 각 나라 올림픽위원회의 책임이라는 설명이다. 네덜란드 올림픽위원회는 BBC에 “반 더 벨트가 네덜란드 배구 연맹이 정한 복귀 지침을 충족했다. 엄격한 위험 평가와 검사를 충족했고 재범 위험이 없다”며 그를 국가대표로 기용하는 데 결격 사유가 없다고 밝혔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