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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엔 수박’ 공식은 옛말?… 도깨비장마, 초열대야가 바꾼 과일 트렌드

입력 | 2024-07-29 17:43:00

동아DB


최근 ‘도깨비 장마’라고도 불리는 돌발성 호우에 최저기온이 30도 밑으로 떨어지지 않는 ‘초(超)열대야’까지 이상기후가 겹치면서 과일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여름 대표 과일인 수박의 소매가는 29일 전월대비 25.21% 증가한 2만6071원(등급 상품 기준)으로 나타났다. 평년 2만1137원보다도 23.34%나 높은 수준이다.

과일 가격이 상승하는 가운데 이상기후로 과일의 품질이 떨어지는 점도 문제다. 비싼 가격을 지불하더라도 품질을 보장받기 어려운 상황이 되자 과일 소비 트렌드도 다양화되고 있다.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에서 발표한 과일 소비트렌드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이색·프리미엄 과일, 이색 품종 과일, 애플망고빙수와 못난이 과일 등이 차례로 주목 받으며 소비 트렌드가 다각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대표적으로는 뉴질랜드 프리미엄 키위 브랜드 제스프리가 국내 프리미엄 과일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제스프리는 철저한 품질 관리 시스템을 통해 균일한 맛과 품질의 키위를 제공하고 있다. 재배부터 유통, 마케팅까지 전 과정을 체계화했으며, 엄격한 선별 작업을 통해 1등급 제품만이 ‘제스프리 썬골드키위’로 출하된다.

특히 올해는 뉴질랜드 작황 호조와 정부의 관세 인하 정책까지 맞물려 품질 대비 합리적인 가격으로 한국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는 모양새다. 실제로 지난 5월 CJ온스타일 TV라이브 방송에서 ‘제스프리 썬골드키위’는 3000세트 넘게 판매되며 전체 매진을 기록했다. 한 세트에 키위 28개 내외인 점을 고려했을 때 1시간 동안 8만개가 넘게 판매된 셈이다.

이에 따른 제스프리의 한국 시장 매출도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 중이다. 2022년 매출은 약 22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20% 증가했다.


젤리처럼 탱탱한 하트 모양의 자두 ‘젤리하트’도 과일 소비 트렌드를 반영해 탄생한 품종이다. 자두는 껍질을 벗겨낼 필요가 없어 섭취하기 간편하지만 신맛이 나고 과육이 쉽게 무르기 때문에 호불호가 있는 편이다.

이에 농촌진흥청에서는 신맛이 적으면서도 과육이 쉽게 무르지 않는 젤리하트를 개발했다. 당도는 16.4브릭스(Brix), 산도(신맛)는 0.49%로, 더 달콤하지만 신맛은 덜 한 것이 특징이다. 또한 과육이 쉽게 무르지 않는 장점이 있어 생산과 유통에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대형마트들은 침수 피해 등으로 인한 공급난이 예상되는 수박에 다시 승부수를 걸고 있다. 우선 롯데마트는 ‘고객 편의’에 중점을 두고 씨가 없고 과피가 얇은 ‘씨드리스 그린 수박’을 출시했다. 씨가 많거나 과피가 두꺼워 발생하는 고객 불만족 사례를 해결하고자 도입한 신품종이다.

홈플러스는 ‘당도’에 집중했다. 당도가 가장 높은 과일을 ‘명품 꿀당’으로 브랜딩하고, 그중에서도 일반 수박 대비 당도가 약 14% 높은 ‘흑미수박’을 선보였다. 비파괴 당도선별기를 통해 엄선된 수박들은 전년대비 8배 성장할 정도로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