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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통령 면책권 제한하자”…트럼프 겨냥 대법원 개혁안 발표

입력 | 2024-07-29 21:32:00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연설하고 있다. AP 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9일 전직 대통령이 재임 중 저지른 범죄에 대해 면책권을 제한하는 내용의 연방대법원 개혁안을 발표했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의 2020년 대선 뒤집기 기소에 대해 포괄적인 면책권 적용을 판결한 연방대법원을 정조준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대통령이나 연방대법원 누구도 법 위에 있지 않다”며 “전직 대통령이 재임 중 저지른 범죄에 대해 기소에서 면제되지 않는다는 것을 명확히 하는 헌법 개정안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개정안은 대통령에 재임했다는 이유로 연방 형사기소, 재판, 유죄 판결 또는 선고에 대한 면책권을 부여하지 않는다고 명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2020년 대선 당시 대통령이었던 트럼프 후보는 선거 결과에 불복해 ‘1·6 의사당 난입 사태’ 등 대선 뒤집기 시도를 한 혐의로 기소됐다. 하지만 연방대법원은 1일 “대통령은 최소한 핵심적인 헌법적 권한의 수행에 있어선 절대적(absolute) 면책권을 갖고 있고 그 외 공적 행위에 대해서도 면책특권을 받을 자격이 있다”며 트럼프 후보의 면책권을 인정했다. 이 과정에서 “대통령은 이제 왕이 됐다”, “재임 중 정적(政敵) 암살을 지시해도 면책이 되느냐” 등의 비판이 제기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방대법관의 임기를 제한하는 개혁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연방대법관은 스스로 사퇴하지 않는 한 임기가 없는 종신직이지만 앞으로 임기를 18년으로 제한하고 대통령이 2년마다 새 대법관을 임명하도록 하자는 것. 전체 9명의 연방대법관 중 공화당 소속 대통령이 임명한 대법관이 6명인 구조를 개편하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

이번 개혁안은 공화당 반대로 의회를 통과할 가능성은 낮지만 민주당 지지층 결집에는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