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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괴상해’ SNS 급속 확산… 해리스 호감도는 1주일새 35→43%

입력 | 2024-07-30 03:00:00

민주당 지지층, 바이든 사퇴후 역공
78세 트럼프 실언 영상 등 올려
밴스도 여성-흑인 비하 발언 역풍



소셜미디어 ‘X’에 올라온 ‘트럼프는 괴상해(TrumpisWeird)’ 해시태그(#)를 단 합성사진 게시물. ‘X’ 캡처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가 확실시되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은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를 겨냥한 ‘트럼프는 괴상해(TrumpisWeird)’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이 소셜미디어에서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민주당 지지층이 고령 논란에 시달렸던 조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후보에서 물러난 뒤 78세인 트럼프 후보가 횡설수설하거나 실언한 영상을 집중적으로 유포하며 역공을 펼치는 것이다.

28일 소셜미디어 ‘X’의 해시태그 순위에 따르면 ‘트럼프는 괴상해’는 이날 미국에서 11번째로 많이 사용된 해시태그였다. 이 해시태그는 트럼프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됐던 2016년 대선 때 처음 사용됐다. 하지만 해리스 부통령의 러닝메이트 후보로 거론되는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가 24일 MSNBC방송에서 트럼프 후보와 J D 밴스 부통령 후보를 “괴상한 사람들”이라고 비난하며 다시 관심을 받고 있다.

민주당 지지층은 ‘트럼프는 괴상해’ 해시태그와 함께 트럼프 후보가 과거 알아듣기 힘든 발언을 했던 영상들을 적극 유포하고 나섰다. 대표적 사례는 트럼프 후보의 24일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 유세다. 그는 “영화 ‘양들의 침묵’은 실제”라며 “(영화 주인공) 한니발 렉터는 사랑스러운 사람이다. 그와 저녁을 먹고 싶다”고 말했다. 불법 이민자를 식인종 범죄자 렉터에 비유한 시도로 보이지만 앞뒤가 맞지 않는 발언이란 지적이 컸다.

트럼프 후보는 21일 유세에서도 “바이든 행정부 때문에 미국이 가라앉고 있다”며 “가라앉는 보트에서 뛰어내려 상어에게 먹히느니 감전사를 당하겠다”며 이해하기 어려운 말을 했다. 월즈 주지사는 28일 CNN방송에서 “트럼프는 렉터와 상어, 감전사 등 머릿속에 떠오르는 미친 생각을 거침없이 말한다”며 “그건 그냥 괴상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이 이런 집중 공세에 나선 건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후보에서 사퇴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잦은 말실수로 인지기능 저하 논란을 빚었던 바이든 대통령이 물러나자, 고령인 트럼프 후보의 말실수나 부적절한 발언에 대한 공격이 용이해졌다는 뜻이다. 피트 부티지지 교통장관은 28일 폭스뉴스에 “트럼프는 처음 봤을 때보다 분명히 늙었고 더 괴상해졌다”고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 후보가 아이 없는 여성 비하, 흑인 여성에 대한 차별 발언 등으로 물의를 빚은 밴스를 부통령 후보로 지명한 탓에 민주당의 공세가 더 강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28일 CBS방송에서 “밴스는 트럼프보다 더 괴상하고 극단적이고 변덕스럽다”며 “트럼프가 밴스를 지명한 건 민주당으로선 최고의 선택”이라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공화당 일각에선 밴스 후보를 지명한 게 문제였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편 해리스 부통령은 호감도 조사에서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ABC뉴스가 같은 날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의 호감도는 43%로 일주일 전(35%)보다 8%포인트 올랐다. 비호감도는 46%에서 42%로 줄었다. 반면 트럼프 후보의 호감도는 36%로 같은 기간 4%포인트 떨어졌다. 해리스 부통령 대선 캠프는 “대선 출마 선언 뒤 일주일 만에 2억 달러(약 2763억 원)의 후원금을 모았으며, 새로 후원에 동참한 지지자는 약 17만 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