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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장 청문회 자정 넘겨 14시간 만에 종료…수사 외압 등 집중포화

입력 | 2024-07-30 01:17:00

조지호 경찰청장 후보자가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2024.7.29/뉴스1


조지호 경찰청장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가 자정을 넘겨 14시간 만에 종료됐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세관 마약 수사 외압 의혹’과 편법 증여 등 가족 관련 의혹 등을 놓고 야당의 공세가 이어졌다. 또한 해병대원 수사 결과 등도 주요 쟁점으로 거론됐다.

◇자정에 마친 청문회…‘마약 세관 수사 외압 의혹’ 증폭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29일 오전 10시부터 조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시작해 다음 날 오전 0시 7분쯤 마쳤다. 청문 경과보고서는 30일 중 채택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이날 청문회 핵심 쟁점은 ‘세관 마약 수사 외압 의혹’이다. 특히 대통령실이 개입했을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여야 간 공방이 벌어졌고 경찰의 독립성·중립성 문제와 맞물리기도 했다.

청문회 증인으로 출석한 백해룡 전 영등포경찰서 형사과장(현 서울 강서경찰서 화곡지구대장)은 경찰청장으로부터 수사 성과를 칭찬받았던 사건이 한순간에 분위기가 뒤집혀 ‘용산에서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압박을 받게 됐다고 주장했다.

백 경정은 당시 김 모 영등포경찰서장이 “용산에서 사건 내용을 알고 있다.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취지로 말한 후 브리핑을 취소하고, 외압이 가해졌다고 말했다. 백 경정은 서장이 당시 김광호 서울경찰청장과 오찬을 한 후 이 같은 지시를 내렸다고 덧붙였다.

반면 외압 당사자로 지목된 조병노 전 서울경찰청 생활안전부장(현 수원 남부경찰서장)은 “당시 영등포 형사과장은 오해를 크게 하고 있었고, 사실이 아닌 내용이 언론보도로 나는 것을 막겠다는 마음으로 간절히 부탁했다”며 “외압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경찰청은 수사 외압 의혹으로 조 경무관을 감찰한 후 인사혁신처 중앙징계위원회에 회부했지만 불문 처분에 그쳤다. 이후 윤희근 경찰청장은 직권으로 조 경무관을 경고 조치했다. 반면 백 경정은 강서경찰청 화곡지구대장으로 인사 조치됐으며, 경찰청장 후보자인 조지호 서울경찰청장은 공보 규칙 위반 등을 이유로 백 경정에게 경고 조치를 했다.

이를 놓고 야당에서는 ‘제2의 해병대원 사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조 후보자는 “경찰 독립성, 중립성이 굉장히 중요한 가치라는 점은 분명히 인식하고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

조 경무관은 서울경찰청 생활안전부장이던 지난해 10월 공식 지휘계통이 아닌데도 일선서 사건 책임자인 당시 영등포경찰서 형사과장 백 경정에게 전화해 ‘관세청 관련 문구 삭제’를 종용했다는 의혹도 받는다.

백 경정은 외압 의혹을 제기한 이후 강서경찰서 화곡지구대장으로 발령을 받은 상태다. 백 경정은 조 경무관과 고광효 관세청장, 김광호 전 서울경찰청장(사건 당시 서울경찰청장) 등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지난 16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했다.

조지호 경찰청장 후보자가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의사진행 발언을 듣고 있다. 2024.7.29/뉴스1

◇‘편법 증여’ 등 개인 의혹 질의 이어져

조 후보자 개인 의혹에 대한 질의도 이어졌다. 차남 오피스텔 구입 자금 편법 증여 의혹, 배우자의 위장전입 문제 제기에 대해 조 후보자는 “제가 직접 작성한 차용증이 있지만 분실해 해외에 거주하는 차남의 동의를 받고 이번에 다시 작성했다”며 “아이들 학교나 부동산 투기를 목적으로 한 게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장남이 조 후보자가 근무했던 지역청 소속 의경으로 근무해 특혜를 받았다는 논란에 대해선 “아이들이 저한테 그런 걸 상의하지 않아 몰랐다”며 “논산 훈련소에서 받은 성적을 가지고 본인 희망에 따라 배치하는데, 제 아이가 사격을 잘 못했다. 경기도에 지원했는데 탈락해서 강원도에 온 것뿐”이라고 해명했다.

◇잇달아 발생한 경찰관 사망…업무 과중 문제 지적

최근 연이어 발생한 경찰관 사망에 따른 업무 과중 논란도 지적됐다. 경찰 수사 부담이 늘면서 구조적인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조 후보자는 “잠정적으로 분석한 바에 의하면 고소·고발 사건은 40% 정도가 급증해 일선 수사관들이 여러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경찰청에서 실태 진단팀을 꾸려서 오늘부터 본격적으로 활동하게 된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대책으로는 “필요한 경우 정원 조정까지 고려하고 있고 인사와 관련해서는 경제팀 직원들은 근무 성적을 평정할 때 절대평가를 해서 상위 등급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일한 만큼 초과근무 수당을 전부 지급받을 수 있도록 제도화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