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효진, 女 공기소총 10m 결선 1위 슛오프 접전 끝 0.1점차로 中 꺾어 양궁 男단체 3연패로 101번째 金
반효진이 29일 파리 올림픽 사격 여자 10m 공기소총에서 금메달을 딴 뒤 총을 들어 보이며 기뻐하고 있다. 샤토루=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반효진은 29일 프랑스 샤토루 슈팅센터에서 열린 사격 여자 공기소총 10m 결선에서 올림픽 타이기록인 251.8점을 쏴 금메달을 땄다. 2007년 9월 20일생으로 이날 16세 10개월 18일이던 반효진은 여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최연소 한국 선수로 이름을 남겼다. 종전 기록은 이번 대회 양궁에 출전한 김제덕(20)이 2021년 도쿄 대회 혼성전 금메달을 땄을 때의 17세 3개월 12일이다.
반효진은 전날 이 종목 본선에서 60발 합계 634.5점을 쏴 전체 1위로 결선에 올랐다. 올림픽 기록이었다. 이날 결선에서 반효진은 경기 초반부터 황위팅(18·중국)과 치열한 선두 경쟁을 벌였다. 두 선수는 251.8점으로 동점이 돼 슛오프에 들어갔는데 반효진이 10.4점, 황위팅이 10.3점을 쏴 0.1점 차이로 메달 색깔이 갈렸다. 한국 사격 역사상 최연소 올림픽 국가대표이기도 한 반효진은 여고생 소총 명사수 계보를 이어갔다. 여갑순이 서울체고 3학년이던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고,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선 유성여고 3학년이던 강초현이 여자 소총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여름올림픽 100개의 金… ‘영광의 얼굴들’ 한국이 29일 10대 사격 선수 반효진의 파리 올림픽 금메달로 여름올림픽 통산 100번째 금메달을 차지했다.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레슬링의 양정모가 1호 금메달을 안긴 지 48년 만이다. 한국은 이날 현재 은 93개, 동메달 102개로 여름올핌픽 300번째 메달에 5개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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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iS 2024]
17세 반효진, 10m 공기소총 金
中선수에 1.3점 앞서다 동점 허용… 마지막 슛오프 10.4 대 10.3 승리
“하늘이 준 기회, 너무 벅차올라… 떡볶이 마라탕 치킨 다 먹고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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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효진이 29일 프랑스 샤토루 슈팅센터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여자 10m 공기소총에서 우승한 뒤 활짝 웃으며 금메달을 들어 보이고 있다. 샤토루=뉴스1
마지막 두 발을 남기고 승기를 잡은 건 반효진이었다. 0.1점 차로 승부가 갈리곤 하는 이 종목에서 1.3점이나 앞서 있었다. 하지만 올림픽 금메달은 그리 쉽게 허락되지 않았다. 반효진은 23번째 격발에 9.9점을, 24번째엔 9.6점을 기록했다. 이 두 발을 두고 반효진은 “그렇게 크게 (과녁 밖으로) 빠질 줄은 몰랐다”고 했다. 황위팅은 10.3점과 10.5점을 쐈다. 두 선수는 동점이 됐다.
반효진은 황위팅(중국)과 슛오프까지 가는 접전 끝에 승리한 뒤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반효진은 제대로 총을 잡은 지 3년밖에 되지 않았다. 중학교 2학년이던 2021년 같은 학교 사격부 친구 전보민(대구체육고)을 따라 처음 사격에 입문했다. 이전까진 놀이공원이나 오락실 같은 곳에서도 총 한번 쏴 본 적이 없었다. 그리고 한 달 조금 지나 출전한 대구시장배 대회에서 1위를 하며 ‘사격 천재’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 그는 사격 대표팀의 ‘비밀병기’로 평가받았다. 특유의 낙천적이고 천진난만한 성격 덕분에 ‘대형 사고’를 칠 수도 있다는 게 대표팀의 판단이었다. 먹는 걸 좋아하는 그는 국가대표 최종 선발전 때도 “육회비빔밥을 먹고 싶다”더니 곧바로 선발전 1위를 차지한 적도 있다.
이전까지 국제대회에선 기복이 심한 편이었다. 올림픽 전에 출전한 국제사격연맹(ISSF) 바쿠 월드컵에서 42위를 했다가 다음 대회인 뮌헨 월드컵에선 2위를 하는 식이었다. 파리 올림픽에서도 27일 최대한과 짝을 이뤄 출전한 혼성전에서 22위로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하지만 전날 열린 공기소총 10m 본선에선 60발 합계 634.5점으로 올림픽 본선 기록을 세우며 전체 1위에 올랐다. 그리고 바로 이튿날 그 여세를 몰아 금메달까지 목에 걸었다.
파리=이헌재 기자 uni@donga.com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