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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 살충제 사건 미궁에 빠지나?…경찰 “그럴 일 없다”

입력 | 2024-07-30 11:06:00

피해 할머니 5명 중 1명 숨져
사망자, 가장 늦게 입원 80대 할머니



ⓒ뉴시스


경북 봉화 살충제 음독 사건이 미궁에 빠질 수도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피해 할머니 5명 중 가장 늦게 안동병원에 입원해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아 오던 A(85·여)씨가 숨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찰은 이 같은 우려에 대해 ‘사건이 미궁에 빠질 일을 없다’고 못 박았다.

경북경찰청 수사전담팀은 “A씨가 오늘 오전 7시께 병원 측으로부터 사망판정을 받았다”며 “A씨가 이 사건의 피해자였던 아니면 피의자였던, 더 많은 정보와 증거를 수집할 수 있었기에 A씨 사망이 수사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는 말할 수 없다”고 30일 밝혔다.

또한 “농약음독사건 경위를 파악해야 하기에 A씨 사망 여부와 관계없이 수사는 계속 진행할 예정”이라며 “지금까지 상당한 증거를 확보했기에 ‘사건이 자칫 미궁에 빠질 수 있다’고 얘기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강조했다.

경찰은 현재 퇴원한 할머니들을 대상으로 사건의 실체를 밝히기 위한 대면수사 등에 집중하고 있다.

경찰은 퇴원한 할머니 중 1명과 지난 28일 첫 대면조사를 진행했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회장이 따라준 커피를 4명이 나눠 마셨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퇴원한 피해 주민들에 대한 조사를 일부 시작했다”며 “피해 주민들의 건강회복 정도를 감안해 중간에 쉬었다가 진행하는 등 조사 속도를 조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그동안 확보한 단서들의 감정을 의뢰해 그 결과를 기다리고 있고 확인 중인 부분도 있다”며 “수사 결과물들이 나오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다”고 부연했다.

경찰은 그동안 봉화 농약 중독사건의 실마리를 풀 유의미한 증거를 다수 확보했다.

사건 발생 현장 주변 폐쇄회로(CC)TV 및 블랙박스 등 86개 자료를 확보해 분석 중이다.

현장감식을 통해 감정물 400여점을 채취해 감정을 의뢰했으며 관련자 70여명을 면담·조사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의 중요한 단서를 ‘커피’로 보고 있다.

피해 주민들 위세척액에서는 살충제 성분인 에토펜프록스, 터부포스 등 유기인제가 검출됐다.

경로당 내 특정 용기에서도 살충제 성분이 검출했다.

경찰은 해당 용기에 농약이 들어간 경위 등을 집중 추적하고 있다. 피해 주민들 및 마을 주민들을 대상으로 DNA 검사도 진행했다.

피해 주민의 집도 수색했다. 해당 주택 주변 쓰레기 분리수거장을 비춘 폐쇄회로(CC)TV 영상도 확보해 분석 중이다.

경찰은 이번 사건이 과거 발생한 ‘상주 농약 사이다 사건’처럼 주민 간 갈등 관계에서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의 실마리를 풀기 위해 다각적으로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5~18일 봉화군에서 농약중독 증세를 보이며 쓰러져 병원에 입원했던 60~80대 피해 할머니는 모두 5명이다.

이들 중 지난 25일 B(78·여)씨, 26일 C(65·여)씨, 전날 D(75·여)씨가 건강이 회복되면서 퇴원했다.

A씨가 이날 사망하면서 병원 중환자실에 남아 있는 할머니는 사건 발생 첫날 심정지 상태로 입원한 E(69·여)씨 뿐이다.

E씨는 여전히 의식이 돌아오지 않고 있다.

[봉화=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