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틸-색스 “트럼프 지지” 호프먼은 “그저 범죄자” 노골적 비판 실리콘밸리서 트럼프 지지 강해져
미국 정보기술(IT) 산업의 메카 실리콘밸리가 11월 대선을 앞두고 ‘친(親)트럼프’와 ‘반(反)트럼프’ 진영의 갈등에 휩싸였다. 뉴욕타임스(NYT)는 정치 성향 차이로 IT업계의 거물들 간 내분이 격화했다고 29일 보도했다. 특히 ‘페이팔 마피아’로 불릴 만큼 끈끈한 관계를 유지했던 온라인 결제서비스 페이팔 창업 멤버 간 갈등이 두드러진다고 전했다.
페이팔을 공동 창업했던 빅테크 거물 겸 유명 벤처투자자 피터 틸, 데이비드 색스 전 페이팔 최고운영책임자(COO) 겸 벤처캐피털 ‘크래프트벤처스’ 대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지지자다. 특히 틸은 J D 밴스 공화당 부통령 후보가 예일대 로스쿨 재학생이던 시절부터 밀접한 관계를 맺었고, 현재도 가장 가까운 사람 중 하나로 여겨진다. 틸은 트럼프 후보와도 가까운 사이다.
색스는 최근 자신의 샌프란시스코 호화 저택에서 트럼프 후보를 위한 모금 행사를 열었다. 색스는 2016년 대선 당시만 해도 트럼프 후보가 아닌 힐러리 클린턴 전 민주당 대선 후보를 지지했지만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공화당 지지자로 변신했다.
이런 호프먼에 대한 색스와 머스크 CEO의 불만도 고조되고 있다. 두 사람은 호프먼이 캐럴을 지원할 때부터 이를 문제 삼았다. 또 이것이 오히려 보수 유권자를 결집시켜 트럼프 후보를 ‘순교자’처럼 보이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후보가 13일 유세 중 총격을 당했을 때도 머스크 CEO는 X에 “순교자(트럼프)는 살았다”는 글을 게재했다.
실리콘밸리가 있는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일대는 전통적인 ‘민주당 텃밭’으로 꼽혔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이 집권한 뒤 빅테크 규제를 강화하고, 민주당 주지사와 의원들이 성소수자, 마약, 노숙인 등에 유화적인 정책을 펴온 데 불만이 커지면서 트럼프 지지세가 강해지고 있다. 트럼프 후보가 빅테크 규제 완화, 감세, 가상화폐 산업 지원 등을 공약한 것에 대한 실리콘밸리 인사들의 기대도 커지고 있다.
김윤진 기자 ky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