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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경영권 분쟁에도 본업은 탄탄… “수익성 개선에 연간 실적 신기록까지 넘본다”

입력 | 2024-07-31 00:11:00

2분기 영업이익 581억 원… 전년比 75.3%↑
영업이익 성장률 매출 증가율 크게 웃돌아
로수젯·아모잘탄 등 주력 품목 호조
북경한미약품 비수기에도 실적 선방



한미약품 본사


한미약품이 올해 2분기 국내외 주요 품목 판매 호조와 자회사 성장에 힘입어 수익성이 대폭 개선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연간 실적 신기록 달성에도 파란불이 켜졌다. 창업주 일가의 경영권 분쟁 등 내부적으로 부침을 겪었지만 실적은 어느 때보다 견고했다.

한미약품은 2분기 연결기준 매출이 3781억 원, 영업이익은 581억 원의 경영실적을 기록했다고 30일 밝혔다. 전년과 비교해 매출이 10.3% 증가할 때 영업이익은 75.3% 늘어 수익성이 대폭 개선된 수치를 보였다. 이 기간 연구·개발(R&D) 투자는 523억 원으로 집계됐다. 매출 대비 13.8% 비중이다.

올해 상반기(1~6월) 누적 실적은 매출 7818억 원, 영업이익 1348억 원이다. 누적 실적 역시 영업이익 성장률(44.8%)이 매출 증가율(11.1%)을 크게 웃도는 수치로 수익성을 대폭 끌어올린 모습이다. 연간 실적 신기록을 기대하고 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개량·복합신약들의 지속적인 매출 성장 등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매출 성장은 국내 처방의약품 실적이 견인했다. 로수젯과 아모잘탄 등 주력 품목들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상지질혈증 치료 복합신약 로수젯은 상반기 원외처방 매출이 누적 1000억 원을 돌파했다. 특히 2분기 처방액은 전년 동기 대비 16.6% 증가한 511억 원으로 집계됐다. 고혈압 치료 복합제 제품군 ‘아모잘탄패밀리’는 362억 원의 매출로 실적에 힘을 보탰다.

한미약품 해외수출 실적은 2분기 별도기준 578억 원(기술료 수익 제외)으로 전년 동기 대비 5.9% 증가했다. 지역별 비중은 일본이 41%, 유럽과 중국이 각각 17%, 14%를 차지했다. 품목별로는 완제품 등이 53%, API는 47% 비중을 보였다. 중국 현지법인 북경한미약품은 2분기 매출 987억 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52억 원이다. 작년과 비교해 매출은 9.6%, 영업이익은 15.0% 성장했다. 계절적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견조한 실적을 거두면서 수익성까지 개선했다는 평가다. 변비약과 성인 정장제가 높은 성장세를 보였고 어린이 정장제 마미아이와 진해거담제 이안핑의 하반기 실적 성장이 기대된다고 한미약품 측은 전했다.

R&D 성과의 경우 최근 차세대 비만치료 삼중작용제로 개발 중인 HM15275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아 임상 1상에 돌입했다. 지난달 열린 ‘미국당뇨병학회(ADA) 2024’에서는 차세대 비만치료 삼중작용제에 대한 전임상 연구결과 4건을 공개하기도 했다. 비알콜성지방간염(MASH) 치료제로 개발 중인 에포시페그트루타이드(랩스트리플아고니스트, LAPSTripleagonist)와 에피노페그듀타이드(랩스듀얼아고니스트, LAPSDualagonist) 역시 임상이 순항 중이다. 비만·대사 질환 분야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는 평가다. 면역조절 항암신약으로 개발 중인 HM16390도 HM15275와 마찬가지로 미국에서 임상 1상을 승인 받았다. 파브리병 치료 혁신신약인 HM15421(GC1134A)은 FDA로부터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다.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이사는 “한미의 견고한 R&D 역량과 자체 개발 의약품의 우수한 제품력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실현시키고 있다”며 “하반기에도 주요 신약 파이프라인 임상결과 발표가 예정돼 있고 표적항암제를 넘어 면역항암제 개발에 대한 연구에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한국을 대표하는 제약기업 역할에 더욱 충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김민범 동아닷컴 기자 mb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