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으로 고민하신다면 메일(kkh@donga.com)으로 연락주시면 전문가와 함께 해법을 찾아보겠습니다.
#사례: 층간소음 항의했더니 얇은 매트 깔아놓고 “할 것 다했는데 왜 이러느냐” 맞장구
우리 위층은 이사온 후로 밤낮없이 조심성 없게 걷고 뛰고 물건 떨어트리는 일이 다반사입니다. 처음에는 아이들이 있어서 그런가 보다 하고 웬만하면 참고 넘어가려 했는데 사람이 집에서 쉴 수 없을 지경입니다.
결국 쿵쿵거리는 소음을 녹음해서 관리소에 민원을 했는데 바로 관리소장님이 위층으로 올라갔습니다. 돌아와서 “위층은 뛰지 않았다는데요?” 하는데 억장이 무너졌습니다. 거기서 “안 뛰었다고 하면 안 뛰는 것이냐. 쿵쿵 거리는 소리 듣지 않았냐” 고 항의했습니다만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직접 대응하는 건 좋지 않다길래 그 뒤로도 들리는 소음에 인내심을 갖고 참았습니다. 그래도 도무지 안 되겠는지 남편이 위층에 올라갔고 사정하다시피 빌면서 조용히 좀 해달라고 애원했습니다.
그랬더니 정말 뻔뻔하게 “우리 집에서 뛰는 사람도 없고 매트도 다 깔았는데 뭐가 그렇게 문제냐”고 되묻길래 할 말을 잃었습니다.
이제는 아예 퇴근도 늦게 하고 집에 와서 잠만 자는 생활을 하는데, 이제는 밤늦게까지 참을 수 없는 소음이 일어나서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다음날 위층에 찾아갔습니다. 살짝 문을 열길래 “이렇게까지 얼굴 붉히면서 살고 싶지 않다. 제발 밤 늦은 시간에라도 좀 조심해서 지냈으면 한다. 한숨도 못 잤다”고 말을 하면서 제가 밤새 쿵쿵 거렸던 소음 녹음한 걸 들려주려고 했더니 살짝 열었던 문 마저 닫아버렸습니다. 더 황당한 일은 제가 집에 내려온 지 30분도 안 돼서 갑자기 경찰들이 우리 집으로 찾아왔습니다.
경찰은 위협을 느낀다고 위층이 신고했다면서 제 주민번호와 연락처를 묻길래 심장이 바들바들 떨렸습니다. 정말 사람이 무섭고 저렇게까지 이기적일 수 있나 싶습니다.
경찰은 “위층에 절대 찾아가면 안된다”고 엄하게 이야기하는데, “제가 그걸 몰라서 그랬겠냐면서 층간소음 때문에 못살겠다 안해 본 짓이 없다”면서 난리쳤습니다. 그 동안 녹음했던 걸 들려주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경찰은 “위층에는 아이들도 있고, 아이들이 위협을 느끼고 불안해하면 그것 또한 문제가 커질 수 있다”면서 “직접 찾아가는 행위를 금지하라”고 하고 갔습니다. 그러고는 곧 스토킹 행위 관련 사유로 경고장을 받았습니다.
경찰이 다녀간 뒤로 더 기세등등하게 대놓고 쿵쿵 거립니다. 그 동안 참았던 것도 화가 나고 괘씸합니다. 앞으로 무서워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피해를 보는 제가 이사를 고려하고 있어야 하는 지도 답답합니다.
차상곤(주거문화개선연구소장)의 ‘실전 팁’아파트 빌라 같은 공동주택의 층간소음이 이웃간에 폭행 살인 등의 심각한 사건으로 커진다는 뉴스가 심심찮게 나옵니다.
법원은 이런 사태를 막기 위해 당사자를 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로 벌금을 부과합니다. 경찰은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해 이런 혐의를 가진 사람을 체포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더 큰 사태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층간소음으로 지속적인 고통을 호소하는 측에서 보면 억울하기 짝이 없을 수 있습니다.
그래도 위층과 직접 대면하는 것은 극히 자제해야합니다. 상대가 어떻게 나올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먼저 관리소(또는 층간소음관리위원)에 층간소음의 피해가 가장 심한 시간대와 소음원을 기록한 메모지를 지속적인 현장 방문(주 1회)을 통해 전달해 줄 것과 정기적인 층간소음 관련 주의 방송(주 2회)을 요청하는 게 좋습니다. 가장 우선적으로 해야할 사항입니다.
그리고 층간소음 피해의 정도와 소음 중단 요청 등의 사항을 내용증명으로 구체적으로 작성하셔서 위층에 보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당장은 소음전달이 가장 심한 벽에는 두꺼운 재질의 석고보드 등을 구입하셔서 설치하신다면, 현재의 층간소음과 진동은 어느 정도 저감될 것입니다.
김광현 기자 kk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