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울주군 서생 해안가에서 관찰된 멸종위기야생생물 Ⅰ급 ‘청다리도요사촌’. 울산 문수중학교 3학년 이승현 군이 촬영한 사진. 울산시 제공
멸종위기야생생물 Ⅰ급 ‘청다리도요사촌’이 울산 울주군 서생 해안가에서 관찰됐다.
31일 울산시는 지난 26일 오전 7시경 문수중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이승현 군으로부터 제보받아 현장을 확인한 결과, 청다리도요사촌 1개체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울산에서 청다리도요사촌이 공식적으로 확인된 건 처음이다. 이승현 군이 직접 청다리도요사촌을 촬영하기 전까지는 이 새가 울산 해안으로 왔다는 기록이 없고 ‘누가 봤다더라’는 소문만 있었다.
시는 이 군의 제보에 따라 지난 26~27일 이틀간 시민생물학자인 윤기득 사진작가, 조현표 새 통신원 등과 함께 현장 확인에 나섰다. 이들은 현장 갯바위에서 노랑발도요, 좀도요, 꼬까도요, 뒷부리도요와 함께 먹이활동을 하는 청다리도요사촌 1개체를 확인해 사진과 영상으로 기록했다.
청다리도요사촌은 전 세계적으로 500~1300여 마리 살아 있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자료목록 위기종(EN)인 국제보호조다. 환경부에서도 멸종위기야생생물 Ⅰ급으로 지정해 보호한다.
국내에는 매우 드물게 오는 나그네새다.
청다리도요사촌은 청다리도요와 혼동하기 쉬운데, 청다리도요보다 부리는 굵고 약간 위로 향하며 기부(살가죽)에 노란색 기운이 있다. 다리는 황록색이다. 부척(정강이뼈와 발가락 사이 부분) 위 깃털이 없는 경부(허벅다리)는 청다리도요보다 뚜렷하게 짧다.
박찬열 국립산림과학원 생활권도시숲연구센터장(조류박사)은 “청다리도요사촌이 동해안 지역에서 관찰된 것은 매우 드문 사례”라며 “친환경 기반 조성과 관리 정책으로 해안의 다양한 물새 서식지를 제공하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시 관계자는 “새를 찾고 기록하는 중학생의 남다른 열정으로 울산 새 도래 역사를 새롭게 기록하는 성과를 냈다”며 “전문가뿐 아니라 관심 있는 사람들도 새를 관찰·기록할 수 있도록 참여의 폭을 넓혀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